처서(23일)가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이자 ‘가을 여왕’이 다시 날아올랐다. 가을에만 통산 4승을 거둔 김수지(27·동부건설)가 국내 남녀 프로골프 최대 상금 대회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다.
김수지는 27일 강원 춘천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김수지는 공동 2위 이예원과 아타야 티띠꾼(태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화클래식은 총상금 규모가 17억 원으로 국내 남녀 프로골프 대회 통틀어 가장 크다. 우승 상금만 3억600만 원으로 KLPGA 투어의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꿈꾸는 무대다.
KLPGA 투어 5년 차였던 2021년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무명에서 탈출했던 김수지는 그해 10월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제패했다. 작년에도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따내며 대상까지 거머쥔 김수지는 KLPGA 투어 간판급 선수로 성장했다.
김수지는 이번 대회 전까지 기록한 네 차례 우승을 모두 9월과 10월에 수확해 '가을 여왕'으로 불린다. 올해도 더위가 물러간다는 ‘처서’가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자 '가을 여왕'의 위력이 발휘됐다.
경기 중반만 해도 김수지, 티띠꾼, 이예원, 전예성이 공동 선두를 달리며 혼전 양상을 빚었다. 혼전을 잠재운 건 4연속 버디를 잡은 김수지였다. 티샷 한 번으로 그린에 볼을 올릴 수 있는 10번 홀(파4)에서 김수지는 승부수를 띄웠다. 클럽 선택을 놓고 한참을 고민하던 김수진은 드라이버로 원온에 성공했다. 이글 퍼트는 넣지 못했지만 가볍게 버디를 잡으며 기세가 오른 김수지는 11번 홀(파4) 2m, 12번 홀(파4) 7m, 13번 홀(파5) 2m 버디 퍼트를 차례로 떨궈 2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다.
17번 홀(파4)에서는 위기를 맞았다. 21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핀에 한참 미치지 못해 3m 거리의 애매한 파 퍼트를 남겼다. 신중하게 라인을 읽은 끝에 이를 집어넣은 김수지는 주먹을 번쩍 치켜올리며 우승을 예감했다. 김수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6m의 긴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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