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반성문 통해 '인정받는다' 느끼는 것"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6월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23)이 6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유정은 첫 공판준비기일 1주일 전인 지난달 7일부터 최근까지 한 달여 동안 6번에 걸쳐 반성문을 써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이 서로의 입장과 쟁점, 증거관계 등을 정리하기 위한 준비 절차다.
지난달 14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 당시 재판부는 정유정에게 출생과 성장 과정, 범행 당시 심경과 범행을 결의한 계기, 반성문에 담긴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등을 제출하라고 했다. 특히 정유정이 처음 제출한 반성문을 언급하며 “반성문 페이지마다 판사가 읽어볼까 의심하는 대목이 있던데, 반성문을 제출하면 구체적으로 다 읽어본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 써서 내라”고 했다. 이후 정유정은 5차례 추가 반성문을 제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정유정의 ‘인정 욕구’를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정유정이 반성문을 통해 판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유정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등 어른들에게 무시당해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력한데 판사가 반성문을 통해 본인의 그런 욕구를 알아봐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정은 5월 26일 오후 5시 41분쯤 중학생을 가장해 과외 앱에서 알게 된 A씨의 집에 찾아가 110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낙동강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28일 오전 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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