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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입맞춤' 논란 일파만파...스페인 女대표팀 코치들 동반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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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입맞춤' 논란 일파만파...스페인 女대표팀 코치들 동반 사퇴

입력
2023.08.27 13:26
수정
2023.08.27 13:26
0 0

"스페인 축구협회장 태도·발언 용납 못 해"
FIFA도 축구협회장에 90일 직무 정지 징계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강제 입맞춤' 논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징계를 받은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에 대해 이번에는 여자 축구대표팀 코치들이 항의하며 동반 사퇴를 표명했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27일(한국시간) "2023 FIFA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코치진과 다른 연령별 대표팀 고키 6명이 루비알레스 회장의 부적절한 행동에 항의하며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호르헤 빌다 축구대표팀 감독은 사의 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코치진은 성명을 통해 "회장의 행위를 단호하고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회장은 '공격의 피해자'라고 말한 에르모소의 느낌을 어떤 식으로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회장의 용납할 수 없는 태도와 발언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남자대표팀의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도 "루비알레스 회장은 축하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프로토콜을 따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여자대표팀의 빌다 감독은 사표를 내지 않아 눈길을 받고 있다. 사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지난해 9월 여자대표팀 선수 15명이 빌다 감독의 지도 방식에 반발하며 '훈련 보이콧' 했을 때 감독을 지지하며 사태를 수습했다. 빌다 감독은 반기를 든 선수 15명 가운데 12명을 대표팀에서 제외하고 이번 월드컵에 나서 우승을 거머 줬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가운데 시상대에 올라 스페인 여자대표팀의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포옹하고 있다. 이후 회장은 에르모소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춰 성추행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터 연합뉴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이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가운데 시상대에 올라 스페인 여자대표팀의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포옹하고 있다. 이후 회장은 에르모소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춰 성추행 논란을 일으켰다. 로이터 연합뉴스

빌다 감독은 사퇴 대신 성명을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스페인 여자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의 성과가 심각하게 해를 입은 게 유감스럽다"며 "현재의 발전된 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마초적인 행위를 비난한다. 우리 사회에서 평등과 존중의 모범이 되는 축구의 활성화를 위한 책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월드컵 우승 멤버를 포함한 81명의 스페인 선수들도 루비알레스 회장 제체에서 대표팀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FIFA도 '강제 입맞춤' 사태에 칼을 빼들었다. 루비알레스 회장에 90일간 직무 정지와 함께 피해를 입은 헤니페르 에르모소에게 접근금지 추가 명령을 내렸다.

FIFA는 전날 "호르헤 이반 팔라시오 징계위원장은 관련 규정 51조에 근거해 이날부터 축구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의 권한을 90일간 잠정적으로 정지한다"며 "이번 조치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국제적 활동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FIFA는 루비알레스 회장이 에르모소에게 당분간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이는 에르모소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징계 절차 중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번 징계는 스페인축구협회를 비롯해 루비알레스 회장이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통보됐다.

시민들이 25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민들이 25일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강제 입맞춤' 논란은 지난 20일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벌어졌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대 올라 에르모소와 포옹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췄다.

이후 에르모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라이브 도중 관련 질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해 파장이 커졌다. 그러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영상을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루비알레스 회장은 "에르모소와 사전 동의하에 입을 맞춘 것"이라고 주장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에르모소는 스페인 선수 노조를 통해 "루비알레스 회장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냈고, 스페인 여자축구 선수 80여 명이 보이콧 의사를 밝히는 등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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