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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레일 잔혹 살인 사건... 피 묻은 렌치서 DNA 확인해 해결

입력
2023.08.27 15: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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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여대생 희생... 용의자 7년 뒤 극단 선택
수사 당국, 용의자 시신 발굴한 뒤 DNA 확인
경찰, 살인·성폭행 등 4건 외 추가 범행 조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987년 6월 13일 이른 아침 미국 애리조나주(州) 중부 프레스콧의 썸버트 트레일. 23세 여대생 캐서린 캐시 스포시토는 이곳에서 하이킹을 하다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했다. 그가 비명을 질렀고 등산객들이 달려왔지만 목숨을 구할 수는 없었다. 스포시토는 돌과 렌치로 머리를 맞고, 총과 칼로 다시 공격을 당하는 등 잔인하게 살해됐다. 항상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썸버트 트레일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4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았던 프레스콧 트레일 살인 사건의 범인이 드디어 확인됐다고 미 AP통신, 로앤크라임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레스콧을 관할하는 야바파이카운티 보안관 데이비드 로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라이언 스콧 베넷이 1987년 스포시토 사망 사건 범인이라는 유전자정보(DNA)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수사 당국은 지난해 11월 베넷의 시신을 발굴했다. 이미 1994년 스스로 목숨을 끊긴 했으나, 베넷이 사건 용의자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은 지난 3월이 돼서야 살인에 사용된 피 묻은 렌치에서 나온 DNA가 베넷의 것임을 확인했다. 로앤크라임은 “DNA 분석 기술의 발전 때문에 사건의 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수십 년 된 연쇄 강력 사건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있었던 지역 수사 당국의 노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베넷은 스포시토 사건 외에도 한 소녀를 방에 가두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다. 1993년에는 우체국에서 한 여성에게 칼을 들이대며 납치한 뒤 성폭행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이 베넷과 피해 여성이 탄 차를 세우는 바람에 피해 여성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도 베넷은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 모두 증거 부족, 증언 불일치 등의 이유에서였다.

1년 후 베넷은 원래 살던 켄터키주로 돌아간 뒤 22구경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다.

스포시토 살인 사건 당시 베넷은 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베넷은 살인 사건 3년 뒤 같은 트레일에서 또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로드 보안관은 “베넷이 거리낌 없이 행동했던 빈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공격) 사례가 단 4건에 불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설명했다. 수사 당국은 인근에서 발생했던 유사한 성폭행 사건의 증거도 베넷의 DNA와 대조해 볼 계획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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