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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관계없이 ‘덜덜덜’ 떨리는 손, 어떻게 치료하나?

입력
2023.08.27 09:5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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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손 떨림은 40세 이상에서 4% 정도 나타나는 흔한 운동장애다. 떨림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뇌-뇌간-시상-대뇌 피질로 연결되는 운동 기능 관련 신경회로가 비정상적으로 항진돼 떨리게 된다.

파킨슨병이나 근긴장이상증 등 운동장애에서 주 증상 외에 손 떨림이 동반될 수 있으며 원인을 알기 어려우면 ‘본태성 진전(振顫)’이라고 부른다.

본태성 진전은 보통 안정된 상태에서 떨리지 않지만 자세나 동작을 취할 때 떨린다. 글씨 쓰기·젓가락질 등 일상적 행위를 할 때 생길 수 있고 긴장할 때 심해진다.

이은정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본태성 진전으로 인한 손 떨림에는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데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이를 통해 증상이 개선된다”고 했다.

하지만 증상 개선 효과가 기대보다 미미하거나 약물 부작용을 겪을 때가 많아 고혈압·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보다 환자의 약물 순응도가 낮은 경향이 있다. 환자마다 적합한 약물의 종류 및 용량이 다르므로 전문의 진료를 통해 개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인 약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은 떨림과 관련된 신경회로에 있는 시상 ‘중간 배쪽핵’을 표적으로 한다. △고주파응고술 △뇌심부자극술 △방사선 수술 △초음파 수술 등 4가지 방법이 있다.

모든 수술은 국소마취로 시행된다. 뇌심부자극술은 전기 자극으로 병소 신경 기능을 억제하고, 고주파응고술, 방사선 수술, 초음파 수술은 각각 고주파 전기·방사선·초음파 에너지를 표적에 집적해 병소를 파괴한다. 환자 컨디션과 수술 장단점에 따라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고주파응고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표적을 열 응고하는 수술법이다. 효과적이지만 표적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병소가 비교적 크게 형성돼 신경학적인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게 단점이다.

뇌심부자극술은 두개골 천공 후 전극을 삽입해 고주파 전기 자극을 가해 표적을 기능적으로 억제하는 수술법이다. 수술 후에도 전기 자극 모드를 조절해 질병 진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기계를 심는 것이므로 하드웨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전류 발생 장치를 몇 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방사선 수술은 고용량 방사선을 쬐어 병소를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피부 절개나 천공이 필요하지 않아 고령의 환자에게 가능한 옵션이다. 그러나 증상 개선 및 후유증 발생 여부를 수술 중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다른 수술법과 달리 방사선 수술은 치료 효과가 수개월 후 나타난다. 따라서 수술 중 오직 영상에 기반해 간접적으로 표적을 정해야 하고, 이때 표적 위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감소하거나 신경학적인 후유장애가 생길 위험이 있다.

초음파 수술은 손 떨림 수술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수술법이다. 두개골을 투과하는 다중 초음파를 표적에 집중 치료하는데, 두께 등 두개골 상태에 따라 수술이 제한되기도 한다. 최근 MR 온도계를 통해 조직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게 되면서 적정 에너지를 표적에 전달하는 게 가능해 초음파 수술 활용 빈도가 늘어났다. 실제로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빠르게 확산해 전 세계 의료기관 100여 곳에서 활발히 시행 중이다.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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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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