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부터 각종 범죄 29년 교도소 생활
"가석방 가능성도 없도록 영구 격리해야"
살인과 살인미수를 다섯 번이나 저지른 60대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 받았다. 선고 뒤엔 재판부에 박수를 치고, 검찰을 조롱하는 발언까지 했다.
2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부장 장유진)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9)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경남 창원시 한 주거지에서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40대 동거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평소 금전 문제로 자주 다투며 동거녀를 반복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인생의 절반 가량인 29년 8개월을 교도소에서 지냈다. 1970년 소년범으로 처음 교도소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모두 징역형 15회, 벌금형 8회를 받았다. 2004년 살인미수를 시작으로 이 사건을 포함해 다섯 번의 살인 및 살인미수를 반복했다. 마지막 살인도 지난해 1월 살인죄 등으로 12년의 복역을 마치고 나온 지 1년 2개월 만에 다시 범행한 것이었다. 살인 및 살인미수 동기는 모두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였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검찰과 법정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공판 도중 “검사 체면 한번 세워 주이소. 시원하게 사형 집행을 한 번 딱 내려 주고”라거나 “재판장님도 지금 부장판사님 정도 되시면 커리어가 있습니다. 사형 집행도 아직 한번 안 해보셨을 거니까 당연한 소리를 한 것이라 믿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형 선고 후엔 웃음을 터뜨리며 일어나 머리 위로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선고 후 퇴청하면서는 검사를 향해 “검사 놈아 시원하제?”라고 외쳤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반성과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고 재범 위험성이 매우 높다”면서 “무기징역을 선고할 경우 가석방의 가능성이 열려 있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석방의 가능성조차 없도록 이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누구보다 크다”고 사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1997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폐지국가'로 분류된 한국에서, 법원의 사형 선고는 매우 드물게 나오고 있다. 1심에서 사형 선고가 나오는 경우가 1년에 한두 건 될까말까 하고, 그마저도 상급심에서 무기징역 등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법원의 마지막 사형 확정 판결은 2015년에 있었다. 당시 마지막 사형수는 교제를 반대하는 옛 여자친구의 부모를 무참하게 살해한 20대 남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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