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단, 고 황병준 하사 신원 확인
“꼭 살아 돌아오겠다.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 살자.”
약혼녀에게 남긴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20세 청년은 73년이 지나서야 유골로 집에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0년과 2017년 경북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한 6ㆍ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황병준 하사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국유단과 해병대 제1사단 장병들이 2010년 3월 고인의 유해 중 머리뼈·위팔뼈 등을 처음 발굴했고, 이후 2017년 3월 첫 발굴 지점으로부터 약 10m 떨어진 곳에서 아래턱뼈도 수습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0·2017년 경상북도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황병준 하사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 고인은 약혼녀를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 사진은 고 황병준 하사의 유해 모습. 국방부 제공
황 하사는 군 당국이 2000년 4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개시한 후 215번째 신원 확인 사례다. 국유단은 고인의 병적 자료에서 본적지가 경북 의성군임을 확인한 뒤 의성군의 제적등본 기록 대조를 통해 조카로 추정됐던 황태기씨(72)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가족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은 1929년 9월 경북 의성에서 4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챙겼다. 고인은 6·25전쟁 직전인 1950년 5월 부산에 있던 3사단 23연대에 입대했으며 전쟁이 발발하자, 경북 울진으로 이동해 그해 7월 울진-영해 전투에 참전했다. 이후 고인은 같은 해 8월 14일 영덕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대 전 약혼녀에게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 살자'고 약조한 뒤 이별했다.
황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전날 대구 동구 소재 황 하사 유족 자택에서 진행됐다. 조카 태기씨는 "7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라도 삼촌 유해를 찾아 다행"이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을 끝까지 찾아 예우해 주는 국가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은 유해를 찾아 가족 품으로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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