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25일 잭슨홀 미팅 연설
지표 부진에 "올해는 다를 것" 예상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5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시장 관심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통화정책 방향에 관해 지난해와 같은 ‘폭탄 발언’을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2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2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의 하이라이트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매년 여름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경제 현안과 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세계 경제 흐름을 바꾼 주요 발언이 이어져온 탓에 ‘8월 티턴산의 계시’로도 불린다.
시장이 긴장하는 건 지난해 연설 후폭풍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1년 전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은 “경제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며 8분 50초 동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단어를 무려 45차례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의지를 공개적으로 다진 것이다. 당일 뉴욕 증시는 3%대 급락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연설 이후 연준이 일곱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파월 의장의 경고는 현실이 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잭슨홀 연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잭슨홀 미팅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금통위원 전원이 최종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 둔 이유 중 하나로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지목한 뒤 “잭슨홀 미팅과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 대목이 대표적이다.
다만 올해는 파월 의장이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감도 감지된다. 연설 직전 미국 경기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로 시장 예상치(49)를 밑돌았고, 서비스 PMI 예비치 역시 51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긴축 장기화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미 국채금리가 급락하자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위험 선호 회복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1원 하락한 1,322.6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엔 1,319.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수세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8%(32.18포인트) 오른 2,537.67에, 코스닥은 2.14%(18.87포인트) 오른 901.74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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