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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라더니... G20의 거짓말, 작년 2000조 원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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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보조금 폐지"라더니... G20의 거짓말, 작년 2000조 원 쏟아부어

입력
2023.08.23 16:4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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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전의 두 배 이상... '역대 최대' 규모
우크라 전쟁 영향?... "화석연료 의존도 상승"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개최한 '열화상 카메라 퍼포먼스'에서 한 아이가 화석연료 퇴출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개최한 '열화상 카메라 퍼포먼스'에서 한 아이가 화석연료 퇴출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이 지난해에만 2,000조 원에 가까운 공적 자금을 화석연료에 쏟아부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1년 주요국 정상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화석연료 보조금 철폐를 약속한 게 무색할 만큼, 오히려 지원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체 지원금의 3분의 1은 신규 화석연료 생산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합의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화석연료 보조금, 2021년 대비 140%나 폭증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싱크탱크 '국제지속가능개발연구소(IISD)'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G20이 지난해 자국 화석연료(석탄·석유·가스 등) 보조금과 투자 등에 각각 투입한 공적 자금의 총합은 1조4,000억 달러(약 1,900조 원)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약 6,100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전년도인 2021년(약 5,900억 달러)과 비교하면 140%가량 폭증한 수치다.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G20은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 때부터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약속을 꾸준히 해 왔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도 주요국들은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글래스고 기후합의'에 힘을 보탰다. COP26에 참가한 197개국이 범세계적 기후행동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바로 이듬해에 G20의 화석연료 지원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물론 화석연료에 대한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 자금 투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가 촉발된 탓이다. 지난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는 에너지 가격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상한제와 세금 완화 등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G20은 지난해 전체 보조금 지출액의 대부분(약 9,670억 달러)을 소비자 지원금으로 썼는데, 이는 전년(약 1,570억 달러)의 6배가 넘는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글래스고=로이터 연합뉴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가한 각국 대표단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글래스고=로이터 연합뉴스


화석연료 의존도 되레 상승... "환경 유해 보조금 탓"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각국의 화석연료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는 게 IISD의 지적이다. 신규 생산·투자에 들어간 비용이 전체의 약 30%(4,400억 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중 70% 이상은 국영기업 지출이다. IISD는 "G20의 이런 보조금은 전 세계의 화석연료 의존을 영구화할 뿐 아니라, 시장 변동성과 지정학적 안보 위험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더 많이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세계은행도 지난 6월 각국의 화석연료 보조금을 겨냥해 "환경 파괴를 일으키는 환경 유해 보조금"이라고 비판했다. 리차드 다마니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화석연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기후변화에 맞서 돈을 지출하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라며 "낭비되는 보조금 용도를 변경하면 지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 해결을 위한 돈을 확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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