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서 회담 제안하던 에드로안
조율 힘든 듯 "9월 회의서 만나길"
곡물협정 관련 외무장관 러 방문계획도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튀르키에 대통령이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나 유엔 총회장인 미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갖기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요청한 데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에드로안 대통령은 이날 헝가리 방문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9월에는 인도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미국에서 유엔 총회가 열린다”며 “바쁜 일정 중 기회가 닿는다면 푸틴 대통령과 대면해 회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에드로안 대통령은 이달 중 푸틴 대통령에게 튀르키예에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했었다. 지난달 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달(8월)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에 올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방문 조율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뉘앙스도 내비쳤다.
그러나 에드로안 대통령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며 양국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이후 러시아는 "튀르키예 방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방문을 공식화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날 오전 러시아 타스 통신은 튀르키예 소식통을 인용해 “튀르키예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고, 오후 에드로안 대통령도 “인도나 미국에서 회담을 갖자”고 입장을 바꿨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했다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찾는 것이었다.
에드로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하고 흑해곡물협정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튀르키예)는 평화 회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정상이 우리 중재를 받아들여 결과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또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조만간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며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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