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태도 질책하는 상사 살해한 경비원, 재심서도 징역 15년

흉기 챙기다 음주사고 '윤창호법' 적용
이후 헌재 위헌 결정 나면서 재심 개시
재심 재판부, "살인죄 변동 요소 없어"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건설 현장에서 근무 태도를 지적하는 상사를 흉기로 살해한 60대 경비원이 재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허정훈)는 살인,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68)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6월 전남 여수시의 공사 현장에서 흉기를 휘둘로 경비대장 B(71)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늦게 출근했는데 이를 본 B씨가 "근무 태도가 뭐냐" "뭐하러 나왔냐" "그만둬라"라는 말을 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평소에도 B씨에게 업무와 관련된 질책을 받아왔고 사건 당일 또다시 지적 받자,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흉기를 챙겨오는 과정에 음주운전 사고를 내기도 했다.

A씨는 2021년 재판부로부터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의 혐의 중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에 대해 재심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선고 재판부는 A씨에게 음주운전을 2회 이상할 시 가중처벌 하는 ‘윤창호법’을 적용했는데 이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관련법의 효력이 상실되면서 재심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재심 재판부는 “가장 중한 범죄인 살인죄와 관련해 특별히 변동된 양형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비춰보면, 형을 감경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다”고 판시했다.

순천=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