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A매치를 앞둔 위르겐 클린스만(59) 축구대표팀 감독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온화한 성품으로 선수 개개인을 세심하게 살피는 '매니지먼트형' 운영을 칭찬받는 반면 잦은 외유와 K리그 외면 등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7, 18일 양일간 국내 매체들과 '줌(zoom)'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 머물고 있는 그는 최근 한국 상주 문제로 논란이 됐다. 심지어 미국에서 TV 방송의 축구비평가로 활동하는 '부업'도 했다. 지난 3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5개월 동안 한국에 체류한 시간은 67일 정도다. 90일 이상은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에 머물며 개인 비즈니스에도 주력했다. 한국보다 해외에 체류한 시간이 더 길어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 당시 "한국에 상주할 것"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하기 전에 이미 계약돼 있던 일들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달 말 모나코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조 추점이 있고, 추첨에 앞서 유로파 기술회의가 있는데 내가 기술위원 중 한 명이라 참석할 수밖에 없다"며 "많은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한국에 있지 못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달 말까지 해외에 체류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9월 초 A매치(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 때는 국내 복귀 없이 영국으로 바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출장을 통해 해외파 선수 점검 및 국가대표 감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등 해외파 선수들을 직접 만나고, 소속 구단 감독과도 연락하며 선수의 상태를 체크한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양현준과 권혁규의 근황을 듣기 위해 브랜든 로저스 셀틱 감독과 통화했고, 엔리케 루이스 PSG 감독과는 이강인의 적응 여부 등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국내 K리그를 통한 국가대표 발굴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그는 지난 6월 A매치 대표팀에 발탁한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에 대해 "아직 직접 경기를 보지 못했다"는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K리그 경기 관전 및 선수 물색은 주로 차두리 어드바이저와 마이클 김 코치의 몫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운영하면서 K리그의 수백 명 선수 모두를 관찰할 순 없다. 30~40명으로 추린 선수 명단이 있고 계속 관찰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은 일반 클럽 감독과는 다르다"고 항변했다. 그는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각을 가져야 되고, 현대 축구나 세계 축구의 빠른 변화, 흐름을 공부해야 한다"며 "지금 이렇게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많은 경기를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지속적으로 아시안컵 구상을 고민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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