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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중국 부동산 사태, 금융시장 파급 여지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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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중국 부동산 사태, 금융시장 파급 여지 크지 않아”

입력
2023.08.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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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사무소 보고서 "은행 리스크 제한적"
정보비대칭 탓 해외투자자는 경계감 높아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컨트리가든은 전날 상하이 증시에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공시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17일 중국 대형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컨트리가든은 전날 상하이 증시에 "회사채 상환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공시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사태가 현지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해외 투자자의 경계감이 대폭 높아져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엔 악영향이 클 전망이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가 지난 18일 내놓은 ‘최근 중국 부동산시장의 주요 이슈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판매 1위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이자 미지급 사태에도 은행 등 금융시스템 위기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컨트리가든의 차입금 총액은 1,625억 위안으로, 전체 은행 자산의 0.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물 부문의 파급도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개발시장이 분산돼 있어서다. 현재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컨트리가든, 완다, 시노오션 3사의 시장점유율 총합은 5% 중반 수준이다. 2021년 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의 당시 점유율(6%)보다 낮다. 보고서는 “금번 이자 미지급 사태는 소유 경영인의 재산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중룽신탁의 만기 도래 상품 환매 연기 역시 금융시스템 파급 여지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룽신탁의 경우 부동산 분야 투자규모가 전체 운영자금의 10.7%에 그치고, 은행권 연계성도 낮다. 특히 신탁상품과 관련된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파생상품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 손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 감소로 인한 지방정부 재정건전성 악화,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부채리스크엔 유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시장은 2020년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차입 등 자금 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하고, 2021년 하반기 헝다 사태를 거치며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부동산 침체가 소비 부진과 가계 소비심리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적극적 정책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지난달 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선 수년간 고수해온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나 투자 대상이 아니다(房住不炒)’라는 문구를 제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고서는 “정보비대칭 상황하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금융 파급 경로에 대한 해외 투자자 경계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회계 투명성이 낮고, 재무투자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정책당국이 유불리에 따라 특정 통계 제공을 중단하는 등 외부 이해관계자의 신뢰성이 강화되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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