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 진원지 헝다, 미국서 파산보호 신청

외국 기업 회생 추진 위한 파산법 15조 신청

중국 헝다 그룹이 베이징에 세운 아파트 단지 앞으로 한 여성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뉴욕 법원에 파산법 15조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서를 접수했다. 파산법 15조는 미국 내 자산을 보유한 외국 기업이 회생을 추진할 때 미국 법원이 채무자 자산 보호를 위해 미국 내 자산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헝다는 지난 수개월 동안 해외 채무 조정 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지난 4월 채권단의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헝다는 지난달 해외 채권단과 채무 조정 회의를 소집했다가 법원 승인을 통해 이달 말로 회의를 연기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중 하나인 헝다는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로 꼽힌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최근 수년 간 자금 사정이 악화됐던 헝다는 2021년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채무 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당시 헝다의 총부채는 2조위안(약 368조원)에 달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