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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승객’ 타깃은 윤상현?... “당 지도부 수도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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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승객’ 타깃은 윤상현?... “당 지도부 수도권 몰라”

입력
2023.08.17 18: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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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사무총장 "배에 구멍 뚫는 승객, 함께 못 해" 경고에 파장

국민의힘 윤상현(왼쪽 사진) 의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윤상현(왼쪽 사진) 의원과 이철규 사무총장. 한국일보 자료사진·뉴시스

친윤석열계의 핵심으로 통하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수도권 위기론' 등을 언급한 의원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고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은 17일 "당 지도부는 수도권 정서를 못 느낄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당장 파열음이 확산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총선 승패를 좌우할 수도권 민심의 향배에 따라 언제든 갈등이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규, 비공개 의총서 "배에 구멍 뚫는 승객, 함께 못 해" 경고

이 사무총장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 발언에서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비유를 들어가며 의원들에게 당 방침이나 입장과 배치되는 의견 표명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기강 잡기'에 나선 셈이다. 사무총장은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총선 공천 불이익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사무총장은 발언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정치를 하면서 말 한마디가 국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 없이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일반적인 말이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내부 총질 발언에 왜 지도부가 손을 놓고 있느냐'는 당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한다.

누구를 지목한 발언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4선 윤상현 의원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을 줄곧 제기하며 당 지도부를 신랄하게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장관만 보이고 우리 당과 당대표는 안 보인다”, “새만금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문재인 정권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실망스럽다”며 거침없이 비판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정체된 상태에서 당 지도부가 대통령실과의 일사불란한 모습만 강조하는 것은 수도권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일각의 불안감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발언이었다.

윤상현 "당 지도부, 수도권 의원들과 인식 차" 물러서지 않아

윤 의원은 이날도 BBS 라디오에 나와 “이철규 의원이나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하고 수도권에 있는 의원들하고의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저희는 수도권에서 당에 대한 인식을 절감하고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윤 의원 지역구는 인천 동·미추홀을, 이 사무총장 지역구는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당 지도부는 이 사무총장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객관적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불철주야 고생하는 동지들의 힘을 빼는 언행은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현안이나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얘기할 수 있지만, 당을 폄하하고 비하하고 정체성과 정책에 대해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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