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7.9%... 18년 만 최대
흑자기업 줄고 부채비율 소폭↑
"실적 개선 기대 내년에야 가능"
상반기(1~6월) 양대 증시 상장 기업의 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며 하반기 반등 여부도 불확실하다.
17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2023년 상반기 결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615곳의 연결회계 기준 영업이익은 53조1,083억 원, 순이익은 37조6,88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작년 대비 52.5%, 57.9% 곤두박질쳤다.
공표된 자료를 토대로 거칠게 비교하면, 모두 2005년 통합 한국거래소 출범 이후 18년 만에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반도체 불황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삼성전자, 8조 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38.4%, 47.1%씩 대폭 하락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다. 1,112곳의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조5,827억 원, 4조1,313억 원으로 각각 36.1%, 41.4% 감소했다.
흑자기업(순이익 기준)도 줄었다. 코스피 흑자기업은 469곳(76.3%)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26개사(4.2%포인트)가 줄었다. 흑자 전환(54사)보다 적자 전환(80사) 회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675곳(60.7%)이 흑자를 기록한 코스닥시장도, 적자 전환 기업이 175개사로 흑자 전환(111사)보다 우세했다.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소폭 늘었다. 코스피 연결부채비율은 112.7%로 작년 말 대비 0.06%포인트, 코스닥은 108.8%로 같은 기간 1.6%포인트 증가했다.
개중에는 실적이 큰 폭 개선된 기업도 있다. 코스피시장에선 은행 등 42개 금융사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5%대 성장했다. 코스닥 기업 중에선 운송장비·부품(자동차 등) 제조업과 오락·문화가 두각을 나타냈다. 각각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100.7%, 212.7% 상승했다.
"하반기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상저하고(上低下高)'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종합하며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합치된 의견)가 실적 시즌 동안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실적 개선 기대는 내년으로 이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부동산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도 불확실성을 높인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은 중국 스마트폰 소비가 관건"이라며 "대(對)중국 및 반도체 수출 중심의 상저하고 전망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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