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도심 열환경 측정결과
그늘·녹지 많을수록 시원하지만
열 순환 안 되면 기온 크게 올라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발생 시 버스정류장의 평균 기온이 아스팔트 도로 위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 기온도 도심 공원에 비해 3도가량 높게 나타나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일수록 폭염이 더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도시 주변 환경 조건에 따라 시민들이 느끼는 열환경을 관측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관측은 서울 송파구와 협력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잠실 부근 주변 8개 지점에서 이뤄졌다. 분석 장소를 2개 권역으로 나눠 폭염 발생일 각 3일을 골라 시민 체감온도인 지상 1.5m의 기온과 지면 온도를 동시에 측정했다.
분석 결과 권역1의 지상 평균 기온은 버스정류장, 아스팔트 도로, 흙 놀이터, 그늘 쉼터 순으로 높았다. 이달 1일의 경우 버스정류장은 오후 1시 50분쯤 36.9도로 최고 온도를 찍은 뒤 오후 5시까지 비슷한 온도를 유지했다. 아스팔트나 흙의 경우 햇볕이 강한 오후 2시쯤 37도까지 올랐다가 이후 기온이 떨어지며 평균기온은 버스정류장보다 낮았다.
기상청은 이 같은 현상이 버스정류장의 공기순환이 약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면 온도의 경우 아스팔트 바닥이 가장 높아 최고기온이 45~55도까지 올랐다. 흙바닥 역시 평균기온 대비 온도가 4.5~10.4도 높아 버스정류장 바닥보다 뜨거웠다. 반면 버스정류장은 그늘이 있음에도 뒷면이 벽으로 막힌 반폐쇄 공간이라 열기가 사라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거주지와 공원을 비교한 결과 1.5m 기온은 주택가, 아파트, 소공원, 공원녹지(석촌호수) 순으로 높았다. 기상청 제공
거주지와 공원을 비교한 권역2에서는 지상 기온과 지면 온도 모두 주택가, 아파트, 소공원, 공원녹지(석촌호수) 순으로 높았다. 주택가와 공원녹지의 평균 기온은 2.5~3.0도 차이가 났다. 지난 8일 오후 지상 기온은 주택가가 37.7도, 아파트가 37.1도까지 오른 반면 소공원은 35.9도에 그쳤다. 공원녹지는 최고 온도가 33.6도로 같은 날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상의 최고기온(35.6도)보다 크게 낮았다. 주택가와 아파트는 아스팔트로 이뤄진 지면 온도가 기온 대비 최대 7.6도 높아 전체 기온을 높인 반면 공원녹지와 소공원은 나무그늘로 기온이 낮아진 덕이다.
기상청은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녹지와 그늘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그늘이 없을 경우 건물 외벽의 색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송파대로를 관측한 결과, 검은색 계열 건물 온도는 46도까지 올라 유리나 흰색 계열에 비해 4도 이상 높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