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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실명을 일으키는 포도막염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세준(안과)·윤상웅 최종원 김보리(피부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공동 저자 최승우 안과 임상강사, 김민재 피부과 전공의)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다.
건선은 피부에 두꺼운 각질과 함께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만성ㆍ염증성 면역 매개 피부 질환으로, 1년에 병원을 찾은 환자만 16만 명에 이른다. 면역체계의 과도한 반응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은 실명 원인이 되는 ‘포도막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포도막염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부 환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가면역질환 등 면역 체계의 이상과 관련이 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백내장·녹내장과 달리 포도막염은 연령·성별에 상관없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실명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최근 덴마크·대만 등에서 건선과 포도막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이뤄졌지만 전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건선 중증도에 따른 포도막염의 발병 패턴과 유형을 정밀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관련한 대규모 연구 자체가 없어 한국인에 최적화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2011~2021년 건선으로 진단된 20세 이상 환자 32만여 명과 건선 없이 두드러기만 앓는 대조군 64만여 명의 포도막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 발병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그 중에서도 건선 중증도가 높을수록 포도막염·앞포도막염·재발성 포도막염 등의 위험성이 전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실명 위험이 높은 포도막염 유형인 ‘전체 포도막염(Panuveitis)’의 경우 이번 연구에서 건선 유무에 따른 발병률 차이는 매우 적었지만 건선관절염을 동반한 건선에서는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해 1,000인 년당 0.44명의 발병률을 기록했다.
이는 1,000명을 1년간 관찰했을 때 0.44명꼴로 환자가 발생한다는 의미로, 비건선 환자(대조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한 연구팀은 건선 첫 진단 후 3년 내 포도막염 재발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는데, 포도막염 진단과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한 협진의 ‘골든타임’으로 볼 수 있어 치료 지침 마련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우세준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한국인 건선 환자에서 포도막염 위험성을 자세하게 분석한 연구”라며 “건선 환자는 시각적 문제가 발생하는 지 정기검진으로 확인하는 게 좋고 특히 건선 중증도가 높거나 관절염을 동반하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윤상웅 교수는 “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35세를 전후로 건선이 처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면역학적 이상에 의한 질환인 만큼 포도막염을 비롯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 Venere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우세준(안과·왼쪽부터) 윤상웅 최종원 김보리(피부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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