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시도 일시·장소 안 밝혀
현지 경찰, 당분간 경비 강화
일본 도쿄 소재 주일 한국대사관이 지난주 ‘일본인’을 자처한 신원 미상 인물로부터 “대사관 건물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협박성 이메일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신고를 받은 현지 경찰은 당분간 대사관 및 인근 지역에 더 많은 경비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대사관 측은 지난주 ‘소마 와타루’라는 이름을 사용한 인물이 “나는 일본인이다. 폭파를 예고한다”고 쓴 이메일을 보내와 관할 경찰서에 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소마 와타루는 과거 일본 인터넷 게시판에 100여 차례 허위로 폭파·살해 예고 글을 올려 2021년 체포됐던 20대 남성의 이름과 같다. 그러나 일본 경찰은 한국대사관에 협박 이메일을 보낸 발신자는 동일인이 아니고, 그의 이름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제의 이메일은 한국어로 작성됐다. 발신자가 번역 프로그램을 사용했다고 밝힌 이메일엔 “일본 정치는 한국과 미국의 뜻에 좌우된다” “일본 정계는 통일교 지시를 받고, 통일교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시를, 국정원은 한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다” “한국 정부는 이를 통해 중국에 대한 증오를 부추긴다”는 등의 허황된 내용이 담겼다. 대사관은 내용이 두서없고 구체적인 폭파 일시나 장소가 써 있지 않아 장난일 수 있다고 봤으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지난주부터 일본발 폭파 협박 이메일이 여러 곳에 발송돼 한국 경찰이 수사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 보내진 이메일은 폭파 예고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이 적혀 있어 대사관에 발송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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