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스미다강 불꽃놀이 100만 명 인파
중소 지자체 불꽃놀이는 잇따라 취소
비용 급등으로 유료 관람석 확대도
일본의 여름을 상징하는 대형 불꽃놀이 행사가 코로나19 팬데믹 후 4년 만에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비용 문제로 유료화되거나 지방에선 아예 취소되는 일이 잇따라 ‘불꽃놀이에서조차 빈부·도농 격차가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용 문제로 지방 불꽃놀이 잇따라 취소
14일 도쿄신문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여름 일본 대도시에서 열리는 불꽃놀이엔 역대 최다 인파가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29일 도쿄 스미다강 불꽃놀이와 이달 12일 도쿄 진구가이엔 불꽃놀이엔 각각 103만 명과 100만 명이 몰려 주변 거리를 꽉 채웠다. 불꽃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해 거리를 헤매다 돌아간 사람도 많다.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지바현의 바닷가 마을인 온주쿠마치에서 매년 8월 개최되던 ‘온주쿠 불꽃놀이’는 취소됐다. 후쿠오카현 나카가와시에서 여름 축제 기간에 열렸던 불꽃놀이도 축제 자체가 취소되면서 무산됐다.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해변에서 매년 7월 열리던 불꽃놀이는 올해 가을로 연기했지만 개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취소 이유는 자금 부족이다. 보통 불꽃놀이 비용은 지역 내 기업이나 상점가의 기부로 충당하는데, 재료비 등 비용이 껑충 뛰어 소규모 지방자치단체는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이다. NHK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일본 곳곳에서 882건의 불꽃놀이 중 49건이 취소됐다. 취소한 지역 중 70%가 인구 5만 명 이하의 소도시였다.
유료 관람석 확대... 4m 가설 벽 설치도
일부 지역에선 유료 관람석을 크게 늘려 비용을 충당한다. 시가현에 있는 일본 최대 호수 비와호에서 지난 8일 열린 불꽃놀이엔 30만 명의 관람객이 모였지만, 제대로 불꽃놀이를 감상한 사람들은 1인당 4,500~2만5,000엔(약 4만1,000~23만 원)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한 5만 명뿐이었다. 주최 측이 호숫가 2km 구간을 모두 유료 관람석으로 만들고 주위엔 4m 높이의 가설 벽을 세웠기 때문이다. 입장권을 사지 못한 사람들은 훨씬 먼 곳까지 가서 보거나 가설 벽에 가려진 채 일부만 비치는 불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 5, 6일 시마네현 마쓰에시 신지호수에서 열린 불꽃놀이에서도 종전 2,600석이었던 유료 관람석을 2만6,000석으로 늘렸다. 주최 측은 “팬데믹 전에 비해 불꽃 재료비가 1.5배, 임시 화장실 설치비와 쓰레기 처리비가 1.8배로 급등했다”고 호소했다.
지역 주민들은 “(빈부) 격차가 느껴진다”며 씁쓸해한다. 교통·쓰레기 문제로 불편을 겪는데 무료로 볼 기회조차 빼앗겨 불공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와호 지역에선 주민자치회가 불꽃놀이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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