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주요 IB 내년 한국 성장률
2.0%에서 1.9%로 낮춰 전망
중국경제 침체 우려 등 반등 기대 떨어져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1%대 성장에 그칠 거란 잿빛 전망이 나왔다. 외환‧금융위기 당시에도 유례가 없던 2년 연속 1%대 저성장 경고에 한국경제 부진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밝힌 내년 평균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다. 한 달 전인 6월 말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기관별로 보면 골드만삭스(2.6%)와 바클레이즈(2.3%) 등 3개 기관만 정부와 비슷하게 내다봤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 2.4%, 2.3%다. 나머지 5개 기관은 이를 크게 밑돌았다. 씨티와 JP모건은 1.8%, HSBC 1.6%, 노무라증권은 1.5%를 예측했다.
올해 1%대 초중반 성장이 확실한 한국경제가 내년에도 1%대 성장에 머문다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5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를 기록하게 된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한국경제는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1%)에도 이듬해(11.5%) 빠르게 반등했다. 2009년 국제금융위기 땐 성장률이 0.8%까지 하락했지만 2010년 6.8%를 기록하며 침체에서 벗어났다.
정부와 투자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로 수출 부진이 해소되면서 한국경제가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까지 제기된 만큼 한국경제의 반등 여부도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게 투자은행들의 판단이다. 앞서 이달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경기 부진 심화와 물가 상승세 확대에 따른 금리 인상 지속, 국내 세입 여건 악화를 한국경제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기반등 무산 영향이 다른 주요 국가의 경기회복 속도를 늦추고, 이는 다시 한국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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