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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평인사? 편가르기? 형사부 중용?… 검찰 인사 '메시지'는

입력
2023.08.14 04:30
수정
2023.08.14 15:02
8면
0 0

검사장 승진 대상에 인사검증 통보
주요 수사 장기화로 예년보다 지연
특수통 전성시대 또 이어질지 관심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설치된 검찰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설치된 검찰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배우한 기자

법무부가 '검찰의 별'로 꼽히는 검사장 승진 대상자들에게 인사검증 동의를 받으며 하반기 검찰 정기인사에 본격 착수했다. 관전포인트는 집권 2년차의 윤석열 정부가 검찰 간부 인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드러낼지다. 지난 번 인사에서 ‘문재인 검찰’ 색깔 지우기를 시도한 검찰이 화합의 길로 방향을 틀지, 편가르기를 계속할지를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9·30기를 대상으로 14일까지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차장검사 승진 대상인 33기, 부장검사 승진 대상인 37기에도 검증 동의서 제출 통보가 갔다. 대상자들은 표절·위장전입·음주운전·가상자산 투자 여부 등을 묻는 질문지에 답하고, 가족관계·재산등록사항 등 각종 신상 관련 자료와 상벌내역 등도 내야 한다. 검증 작업이 2, 3주 걸리고, 21~24일 을지연습이 예정된 점 등을 감안하면 검사장급 인사는 이르면 이달 말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과거 6, 7월쯤 이뤄졌던 하반기 인사가 두 달가량 늦춰진 건 주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검 차장검사, 서울ㆍ대전ㆍ광주고검장, 창원ㆍ제주지검장 등 고위직 다수가 공석 중인데도, 여기에 갈 후보군들이 주요 수사 지휘를 맡고 있어 섣불리 인사를 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검찰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하는 등 주요 수사가 일정 부분 마무리되는 모양새라 인사판을 짤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주요 수사 지휘부·특수통 인사 주목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린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린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인사의 각론에서 지켜봐야 할 부분 중 하나는 주요 현안 수사 지휘부 인사다. 대장동 특혜 의혹 등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장과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한 검찰 간부는 “서울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 등 인사가 어떻게 나는지 보면 향후 수사 기조나 강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탁됐던 검사들과 ‘윤석열 사단’ 검사들이 어디로 갈 지가 이번 인사의 성격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편중된 인사를 정상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던 한동훈 법무부의 첫 인사는 정권 교체 직후 초기 인사라는 점에서 검찰 내에서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지만, 이런 배제 기조가 지속되면 전 정권의 편중 인사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 윤석열 사단의 대부분인 ‘특수통’ 중용 기조가 계속되면, 형사부나 공안부 출신 등 ‘비특수통’ 반감이 재연될 수도 있다. 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사실상 인사권자 측근들이 특수통인데, 전 정권의 편 가르기 인사와는 달라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한 차장검사는 “검찰 수사범위를 늘리면서 민생 수사(형사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발언에 진정성이 있었는지를 이번 인사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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