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찾아 집회 열고 채용 강요
'전임비' 명목 9000만원대 금품 갈취
법원 "시장 질서 저해" 징역형 집유
공사 현장 작업을 방해하고 소속 조합원 채용 강요 및 금품 갈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설노조 간부들에게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봉준 판사는 11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노총 한국연합건설노조 간부 이모씨와 신모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2년간 조합원들과 공모해 공사 현장을 찾아다니며 근로자 917명을 고용하도록 강요해 올해 3월 구속기소됐다. 근로시간 면제자 급여(전임비) 등 명목으로 업체로부터 9,412만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도 적용됐는데, 이 중 상당액이 노조 간부나 직원 급여로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부분 피해 업체는 공사 기간이 길어질수록 중장비 사용료 부담이 커지는 철근콘크리트 시공업체였다. 이씨 등은 공사 현장에서 고성이 동반되는 집회를 열어 민원을 유발하고, 안전조치 등을 문제 삼아 공정을 고의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부실공사 등으로 이어져 우리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건전한 노동시장의 저해를 초래해 죄질이 심히 무겁고 불량하다”며 적용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노조 세력 확장과 전임비 확충 등에 치중해 범행 동기의 비난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채용된 노동자들이 실제 근로를 제공했고, 업체 2곳을 제외한 피해 회사들이 처벌불원의사를 밝힌 데다, 피해 금액도 회복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의 집행유예 선고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두 사람은 이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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