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목격, 119 신고 후 빠르게 입주민에 알려
초인종 안 눌러지자 문 두드려 아이 대피 시켜
서울시 소방공무원이 쉬는 날 우연히 목격한 화재 현장에 맨몸으로 뛰어들어 어린이 2명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담의 주인공은 마포소방서 현장 대응단에서 통신 담당으로 근무 중인 양일곤(43) 소방장이다.
1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양 소방장은 비번이었던 4일 오전 개인 용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 2층 외부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했다.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현장으로 다급히 달려간 그는 옥내소화전을 찾아 발신기 버튼(비상벨)을 눌러 입주민들에게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린 뒤 소방호스를 연결해 화재 진압 준비를 마쳤다.불이 난 집의 초인종이 작동되지 않자 양 소장방은 계속 현관문을 두드렸다. 얼마 후 문이 열렸고 집 안에 있던 어린이 2명을 극적으로 대피시킬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양 소방장은 옥내소화전으로 초기 진화까지 시도했다. 잠시 후 소방대가 도착해 화재를 완전 진화했고, 구조한 어린이들은 119 구급대에 인계됐다. 단순 연기흡입으로 확인돼 병원 이송은 하지 않았다.
양 소방장의 이야기는 아파트 관리소장이 서울시 홈페이지 시민참여 게시판 ‘칭찬합시다’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양 소방장은 “소방관이라면 화재 현장을 보고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이게 돼 있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옥내소화전을 사용할 때 도움을 준 아파트 관리소 직원 덕분에 신속하게 화재를 진화할 수 있었다”며 “소방대 도착 전 옥내소화전 사용 등 올바른 초동 대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전했다.
김용근 마포소방서장은 “많은 입주민들이 집을 비운 아침 시간에 화재가 발생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양 소방장의 신속하고 용기 있는 대응 덕분에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며 “앞으로도 서울소방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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