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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퇴근하고파" 안성 사고 원인은 '부실 공법+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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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퇴근하고파" 안성 사고 원인은 '부실 공법+속도전'

입력
2023.08.10 17:57
수정
2023.08.1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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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형제 2명 숨진 안성 신축 현장
"지지대 안 쓰는 '데크 플레이트' 공법
속도전 탓 용접·받침 부실해 사고 多"

이은주(왼쪽 두 번째) 정의당 의원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성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은주(왼쪽 두 번째) 정의당 의원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성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군 제대 후 30년을 콘크리트 타설 노동자로 살았는데, 현장에서 제일 불안한 게 이론상으로만 검증되고 현실에서는 전혀 안전하지 않은 공법이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사용되는 것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아침에 웃으며 출근하고, 웃으며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시간 그뿐입니다. 그러려면 안전한 현장이 돼야 합니다."

콘크리트 타설 노동자 김용기씨

경기 안성시 신축 건물 공사현장 붕괴 사고의 원인이 건설 업계에 만연한 무리한 공사기간(공기) 단축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데크 플레이트' 공법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건설노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속도전을 치르며 이윤 남기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한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란 건 없다"며 "건설사들은 동바리(지지대)를 받치지 않아도 되는 등 편의성과 신속성 때문에 해당 공법을 택하는데, 규격에 맞는 지지대나 제대로 된 용접도 없이 (데크 플레이트를) 대충 받쳐 놓는 시늉만 하고 콘크리트를 붓는다"고 주장했다.

데크 플레이트란 구조물 바닥재나 거푸집 대용으로 사용하는 철강재로, 많은 지지대 없이도 시공이 가능해 자재비를 줄이고 공사 속도가 빠른 게 특징이다. 그러나 건설노조는 "데크 플레이트 용접 불량이나 충분한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공기 단축을 위해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며 "한국 건설현장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빨리빨리 속도전'이 맞물리며 해당 공법은 '공포의 공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사용된 건설 현장 사고 사례. 건설노조 제공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사용된 건설 현장 사고 사례. 건설노조 제공

전날 오전 안성의 복합상가 신축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9층 바닥면이 8층으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8층에서 작업 중이던 베트남 출신 노동자 형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이곳뿐 아니라 지난해 4월 대전(부상 4명), 7월 대전(부상 3명), 10월 안성(사망 3명·부상 2명) 등 데크 플레이트 공법이 사용된 다른 건설 현장에서도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건설노조는 △데크 플레이트 공법 중단 또는 전면 보강 △중대재해처벌법의 온전한 시행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은주 정의당 국회의원도 "안성 현장은 하루 전날 안전점검을 하고도 참사가 발생했다고 한다"며 "산업안전보건법과 관계 법령이 제대로 준수됐는지 조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철저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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