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촬영 진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겨울 구현 위한 배우·제작진의 노력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배경은 추운 겨울이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여름에 찾아온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시원한 느낌을 안기는 중이다. 작품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게 된 배경에는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돼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 등 화려한 라인업과 흥미로운 소재로 예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작품은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각색했다.
원작의 배경은 겨울이 아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두꺼운 옷을 입고 등장한다. 화면을 채우는 입김의 모습은 주인공들이 얼마나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있는지 짐작게 만든다. 달라진 배경에는 분명한 의도가 녹아 있다. 춥기에 등장인물들이 따뜻한 보금자리를 더욱 갈구하게 됐고 황궁 아파트로 향했다. 황궁 아파트는 큰 재난이 지나간 후에도 멀쩡한 외관과 내부를 자랑하는 건물이다.
얼어 죽을 수도 있는 날씨이기에 아파트 인근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은 폐허가 된 집을 뒤로하고 황궁 아파트로 향할 수밖에 없다. 약한 아이를 가진 부모의 경우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다른 보금자리를 찾는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터다. 황궁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은 외부인의 출입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게 된다. 반대 측은 외부인이 들어오면서 생길 안전과 식량 부족 등의 위협을, 찬성 측은 쫓겨난 사람들이 마주할 추위를 우려한다. 겨울이라는 배경은 외부인이 황궁 아파트에 꼭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됐고 갈등의 결정적 이유로 자리매김했다. 그 결과 극에는 긴장감이 흐르게 됐다.
재밌는 사실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촬영이 한여름에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더위와 맞서야만 했다.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영상 속 박보영은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얼음을 넣은 음료를 벌컥벌컥 마셨다. 한여름이었지만 옷은 두꺼운 니트였다. 김선영은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에 출연했을 당시 박서준의 열정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김선영의 설명에 따르면 박서준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장에서 겨울옷을 잘 벗지 않았다. 캐릭터에 제대로 몰입하기 위해서였다. 출연진은 작품을 위해 두꺼운 옷을 입고 무더운 날씨를 버텨냈다.
제작진은 겨울이라는 배경을 섬세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CG를 통해 인물들의 입김을 표현했으며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두꺼운 옷들을 활용했다. 태양광의 차단으로 계절감을 표현하는 동시에 암울한 분위기를 살려내려 노력하기도 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측 관계자는 본지에 "영화적 분위기나 기후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서 아파트 세트장 천장에 덮개를 덮었다. 지붕을 만든 뒤 덮어서 태양광을 차단시키니 기후의 느낌이 살아났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의 노력 덕에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완성도 높은 영화가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개봉 첫날 23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이병헌은 VIP 시사회를 찾았을 당시 "한겨울이 배경이고 긴장감도 있기 때문에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서늘함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안 많은 이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전해주는 긴장감과 시원함을 함께 느끼기 위해 극장가를 찾을 전망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