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작전계획' 언급하며 군사 명령서에 서명
"한미훈련·한미일 정상회담에 입체적 대응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18일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과 21일부터 실시할 한미 '을지프리덤실드'(UFS) 군사연습을 겨냥한 고강도 도발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남한 지도를 펴놓고 서울과 충남 계룡대를 가리키며 마치 공격명령을 하달하는 듯한 제스처로 위협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전날 회의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 준비를 공세적으로 다그치는 것에 대한 강령적 결론을 했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회의장에 내걸린 남한 지도를 짚어가며 지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상 뿌옇게 처리가 됐지만, 김 위원장의 손 방향을 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 인근으로 추정된다.
"북한, 한반도 전쟁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한 듯…사전 경고 나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한미일 정상회담과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보다 구체적인 "사전적 경고"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한미 워싱턴 선언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위기감을 느껴 사실상 '준전시체제'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사진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건 최고 수준의 대남·대미 적대감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이고 실질적 전쟁준비에 돌입했음을 시사한다"며 "UFS 연습을 철저히 북침 전쟁연습으로 인식하고 준전시체제 이행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남·대미 군사전략 차원에서 보다 공세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한 작업들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과 미국에는 사전적 경고를, 내부 차원에서는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노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신은 "강화된 전선작전 집단 편성안과 작전 임무들을 심의했다"고 전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한미 워싱턴 선언에 큰 압박감을 느끼면서 '공세적 대응'을 강조하는데, 군사작전을 수립하는 구체적 형태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가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고 판단해 이에 입체적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한미훈련~건군절(9월 9일) 사이 도발할 수도…"입체적 대응" 시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훈련 전후 또는 정권수립일(9월 9일)을 앞두고 지난달 열병식에서 선보인 무인공격기나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 등을 시험발사하고, 상륙돌격대가 서해 진입 훈련을 시행하는 등의 다변화된 방식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결정된 '군사적 대책에 관한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한미훈련 이후 무인기, 무인잠수정 등을 동원한 새로운 양상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도발 형태에 따라 새로운 무기체계와 작전계획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또 내달 9일에 맞춰 민간무력 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올 2월과 7월에 이어 한 해 3차례나 열병식을 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