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정 경제 전망 발표
"中 부진 심화 등은 위험 요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개월 전과 같은 1.5%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에 비해 소비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수출 부진 완화가 성장률 하락을 방어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이 일제히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과 비교된다.
10일 KDI가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 전망 수정’에 따르면, KDI는 올해 성장률을 기존과 동일한 1.5%로 전망했다. KDI는 원래 5, 11월 두 차례 경제 전망을 내놓는데, 올해부터는 경제 여건이 급변하는 점을 고려해 2, 8월에 추가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후 2월에도 같은 판단을 유지하다 5월 1.5%로 하향 조정했다.
KDI가 수정 발표한 성장률은 최근 국내외 기관 전망보다 낙관적이다. 우리 정부(7월)와 한국은행(5월)은 올해 성장률을 1.4%로 전망했고,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은 1.3%, 국제통화기금(IMF)은 1.4%로 기존 전망에서 0.1%포인트씩 낮춰 잡았다. 제조업 부진과 수출 감소 영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미 5월에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낮췄기 때문에 추가 수정 요인이 많지 않았다"며 "중국 경제가 생각만큼 회복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견실하면서 (대외 요인에 따른 경기 하락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상저하고' 전망도 유지했다. 침체였던 반도체 반등, 자동차 호황 지속 등에 따른 제조업 성장, 수출 감소폭 축소를 토대로 하반기 경기가 완만히 회복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내년 성장률도 2.3%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는 기존 전망(3.0%)보다 낮은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봤다. 해외여행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영향이다. 상품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 내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던 자동차 실적을 반영해 기존 전망(0.7%)에서 1.4%로 크게 올려 잡았다. 다만 중국 관광객 유입이 늦어지면서 서비스 수출이 기존 전망치를 밑돌아, 총 수출의 연간 증가율(1.4%)은 이전과 같게 예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4%에서 3.5%로 소폭 수정했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에 끼친 영향은 예상보다 작았지만, 국제유가 가격이 뛰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KDI는 성장률이 1% 초반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KDI는 "중국의 경기 부진, 미국의 금리 인상, '세수 펑크'에서 비롯된 세입 여건 악화 등 위험 요인이 불거진다면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