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11~20일 예술감독·지휘자·클라리네티스트로 참여
"대면 시대 축하하는 불꽃놀이 같은 축제 될 것"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 또는 축소됐던 많은 축제가 올해는 완전한 대면 축제로 돌아왔다. 대면 시대의 기쁨을 만끽할 클래식 음악 축제에 어울리는 작곡가는 누구일까.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이자 지휘자로도 음악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34)의 답은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이다. 오텐자머는 11일부터 20일까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축제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아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지휘자 번스타인의 음악 세계를 조명한다. 8일 기자들과 만난 오텐자머는 "코로나19 이후 음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청중을 하나로 묶는 데 번스타인의 음악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번스타인이 주제인 이번 축제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불꽃놀이 같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타인은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대중적 작품도 작곡했다. 지휘자로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지냈고 음악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번 축제 기간에는 번스타인의 대표곡인 오페라 '캔디드' 서곡,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수록곡 등이 연주된다.
9회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 프로그램에는 번스타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 브람스, 번스타인이 심취했던 말러의 음악 등도 포함돼 있다. 오텐자머는 "번스타인과 브람스의 공통분모가 민속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조합이 될 것"이라며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미국에서의 경험을 담은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 번스타인의 음악 세계와 연결점을 둔 곡들로 프로그램을 확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텐자머는 지휘와 클라리넷 연주에 나서며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등 국내 7개 교향악단과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 플루티스트 김유빈, 피아니스트 윤홍천, 신창용,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의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등과 함께한다.
오텐자머는 4세에 피아노를 배우며 일찍이 음악을 접했고 이후 첼로, 클라리넷을 함께 익혔다. 형 다니엘은 빈 필하모닉의 클라리넷 수석이고 아버지 에른스트(1955~2017)도 빈 필의 클라리넷 수석을 지낸 음악가 집안의 일원이다.
오텐자머는 번스타인을 조명하는 이유 중 하나로 넷플릭스가 조만간 공개할 번스타인 전기 영화 '마에스트로'를 언급했다. 클래식 음악 너머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와 연주를 연결하려는 면모가 번스타인과 겹쳐 보였다. 그는 "유럽에서는 스포츠와 패션의 결합처럼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점을 찾는 시도가 활발한데 클래식은 그런 부분에서 아직 덜 열려 있다”며 “클래식도 다양한 분야와 만나 관객의 접근 가능성을 더 많이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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