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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건물과 함께 스러진 베트남 형제의 꿈… 공사장 붕괴 사고 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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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건물과 함께 스러진 베트남 형제의 꿈… 공사장 붕괴 사고 2명 사망

입력
2023.08.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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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 바닥 무너지며 구조물에 깔려 매몰돼
심정지 상태 이송, 형 이어 동생 사망 판정
아파트·상가 밀집 지역… 대형 참사 날 뻔
경찰·고용부 중대재해법 위반 등 파악 중

9일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됐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8, 9층 붕괴현장 모습. 뉴시스

9일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2명이 매몰됐다. 사진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8, 9층 붕괴현장 모습. 뉴시스

9일 경기 안성시 공사 현장 붕괴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 2명은 베트남인 형제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 49분쯤 안성 옥산동의 한 신축 복합상가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9층 바닥이 무너져 내리면서 두 형제는 구조물 등에 깔려 매몰된 상태로 있다가 낮 12시 25분과 오후 1시 6분에 각각 구조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들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에 옮겨졌지만, 형 A(30)씨에 이어 한 살 어린 동생 B씨도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6, 7년 전 한국에 왔고, 동생은 2년 전쯤 입국해 사고 현장에서 함께 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이던 30~50대 작업자 4명도 부상을 당했다.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 현장 일대는 아파트와 상가 등이 밀집한 택지개발지구라 붕괴 규모가 컸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실제 사고 현장은 10층 규모의 복합 상가들과 아파트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9일 오전 붕괴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2명이 숨진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상가 공사장 주변으로 경찰의 출입통제선이 쳐져 있다. 이종구 기자

9일 오전 붕괴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2명이 숨진 경기 안성시 옥산동의 한 신축 상가 공사장 주변으로 경찰의 출입통제선이 쳐져 있다. 이종구 기자

사고 현장에서 불과 100여 m 떨어진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부부는 “늘 조용하던 동네였는데, 난데없이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려와 놀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사고현장 옆 건물 학원을 다니는 한 중학생은 “사고 난 건물 주변으로 학원생 등 많은 사람들이 다닌다”며 “붕괴 사고가 났다고 해 아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각 층을 받치던 거푸집(가설구조물)과 동바리(지지대) 등 시설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내려앉으면서 바닥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공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사고 당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부실 관리감독이 확인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도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보내 시공사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고 현장을 찾아 “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현장 특별 감독도 조속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추가 사고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현장에 서울국토관리청, 국토안전관리원 인력을 파견했다.

붕괴 사고가 난 건물은 근린생활시설 용도로 허가를 받아 지하 2층~지상 9층의 연면적 1만4,000여 ㎡ 규모로 지난 2월 말 착공해 2024년 5월 준공 예정이었다.

이종구 기자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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