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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군 희생자 추모 ‘사죄비’ 전남 나주에 건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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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군 희생자 추모 ‘사죄비’ 전남 나주에 건립된다

입력
2023.08.09 14:23
수정
2023.08.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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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양심 있는 지식인들이 주축
10일 나주시민회관서 주민설명회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나주에 주둔했던 일본군 쿠소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종군일지. 나주시 제공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나주에 주둔했던 일본군 쿠소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종군일지. 나주시 제공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남 나주에서 희생된 농민군을 기리는 비가 일본의 양심 있는 지식인들에 의해 건립된다.

9일 나주시에 따르면 동학농민군 희생자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는 10일 오후 2시 나주시민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

나주는 동학농민혁명 때 동학농민군이 가장 많이 희생된 지역이다. 당시 각지에서 나주성으로 압송된 농민군 지도자 수백명이 나주 초토영(현재의 나주초등학교)에서 일본군에 의해 희생됐다.

사죄비건립추진위는 설명회를 통해 사죄비 건립의 역사적 배경과 추진 경위, 건립부지 등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한일동학기행 한국 측 대표이면서 동학연구자인 박맹수 전 원광대 총장은 '항일 봉기한 동학농민군을 전라도와 나주 일대에서 학살한 일본군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를 한다. 나천수 추진위 공동대표는 사죄비문 내용, 건립 예정부지 등을 보고하고 참석한 주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추진위는 일본 나라여자대학 나카츠카 아키라 명예교수와 홋카이도대학 이노우에 카츠오 명예교수를 주축으로 나주학회, 한일동학기행단 참가자들로 구성됐다.

한일동학기행단은 지난 2006년부터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의 제안을 통해 지난해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상호 답사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나주시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한일동학기행단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나주동학농민혁명 한일학술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죄비는 동학을 연구하는 일본의 양심 있는 지식인, 한일동학기행단과 뜻을 함께하는 시민의 성금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나주는 동학농민군 토벌의 전담 부대였던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가 1895년 1월 5일부터 2월 8일까지 35일간 호남초토영에 주둔하며 학살을 자행했던 역사적 현장이다. 해당 기록은 당시 일본군 쿠스노키 비요키치 상등병이 남긴 ‘진중일지(陣中日誌)’를 통해 상세하게 전한다.

일본 측 교수들과 한일동학기행 참가자들은 사죄비 건립을 통해 일본군의 학살 행위에 대한 사죄의 뜻을 분명히 할 참이다. 이를 통해 과거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나주를 거점으로 상생과 평화의 교류 관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죄비건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나주 사죄비가 화해와 상생을 의미를 담아 나주의 발전적인 미래상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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