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줄고 배당소득 늘어난 영향
하반기 변수는 유가·중국·IT 경기
상반기 경상수지가 적자 전망을 뒤집고 가까스로 흑자를 냈다. 5, 6월 경상수지가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등 불안 요인이 많아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안개에 싸여 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약 7조7,055억 원) 흑자로 집계됐다. 해외로 나간 돈보다 우리나라로 들어온 돈이 많았다는 뜻이다. 월별 경상수지는 4월 7억9,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19억3,000만 달러 흑자로 반등한 이후 두 달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해 한은이 5월 내놓은 전망치(16억 달러 적자)를 웃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248억7,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어려운 대외 여건에서도 1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흑자 규모는 축소됐지만, 여러 기관이 적자를 전망했던 점을 감안하면 우려에 비해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6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수출과 수입의 차를 나타내는 상품수지(39억8,000만 달러)가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 부진 속 수입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541억4,000만 달러)은 승용차 수출 호조에도 석유제품(-40.5%), 반도체(-28%) 등이 부진하며 1년 전 대비 9.3%(55억5,000만 달러) 감소,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수입(501억5,000만 달러)은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 여파로 10.2%(56억9,000만 달러) 줄었다. 그럼에도 내수 부진에 따른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황형 흑자’는 아니라고 한은은 선을 그었다.
서비스수지는 26억1,000만 달러 적자로 5월(-9억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무엇보다 해외 출국자 수가 늘면서 여행수지(-12억8,000만 달러) 적자 폭이 1년 전(-6억5,000만 달러)의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반면 본원소득수지(48억5,000만 달러)는 전월(14억2,000만 달러) 대비 흑자 규모가 대폭 늘어 경상수지 흑자에 힘을 보탰다. 해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받는 배당소득수지가 5월 9억 달러에서 6월 42억3,000만 달러로 폭증했다.
7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서비스수지가 계속 적자를 나타내더라도,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이를 상회할 것으로 한은은 본다.
그러나 경상수지 연간 전망치(240억 달러 흑자) 달성까지는 변수가 산적해 있다. 신 국장은 “국제유가 동향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 회복 속도, 정보기술(IT) 경기 개선 시점 등이 계속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 있다”며 “연간 전망치를 상회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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