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다중 추돌 화재...육아휴직 소방관이 껐다

사고 휘말렸지만 소화기로 신속 진압
"소방관이라면 누구든 했을 행동"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육아휴직중인 소방관이 지하차도에서 차량 사고로 인해 발생한 불길을 제압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7일 오전 경기 수원시 세류지하차도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차량에 불이 붙자, 경기 평택시 송탄소방서 119 구조대장인 김광운 소방경이 소화기를 들고 불을 껐다. 김 소방경의 빠른 대처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화재도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김 소방경 자신도 다중 추돌에 휘말렸으나, 당황하지 않고 움직였다. 당시 지하차도에서 오전 8시 8분쯤 승용차 5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3번째 차량의 엔진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4번째 차량에 타고 있던 김 소방경은 차량에 있던 소화기를 꺼냈으나, 사고 충격으로 소화기가 고장나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김 소방경은 지하차도 내에 있는 소화기를 들고 불길을 껐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이 소방관 70여명과 장비 20여대를 현장에 투입했으나, 도착했을 때 불은 모두 꺼진 상태였다. 최초 사고 이후 2대가 추가로 추돌했지만 김 소방경의 빠른 대처로 큰 피해로 번지지 않았다.

김 소방경은 5월부터 육아휴직중이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김 소방경은 "소방관이라면 누가 됐든 똑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