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경계경보' 발령 중 경기
2경기 동안 6명이 온열질환 치료
"한여름 무더위 속 야구는 무리"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고시엔’이 폭염 직격탄을 맞았다. 개막 첫날부터 선수들이 더위에 쓰러졌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구장에서 개막한 제105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기념대회(약칭 '여름 고시엔')의 첫 경기 도중 중견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갔다. 상대팀 중견수도 다리에 힘이 풀려 교체됐다. 다음 경기에서도 잘 던지던 선발투수가 다리에 힘이 빠져 퇴장했다. 대회 본부에 따르면 2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수 6명이 온열질환 증상으로 치료를 받았다.
니시노미야시에서 가까운 고베시의 6일 최고기온은 섭씨 37도에 달했고, 효고현을 포함한 긴키 지역엔 열사병 경보가 발령됐다. 실려 나가는 선수의 모습을 포착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중계 화면 위쪽에는 “열사병 경계경보”, ”야외 활동 자제” 같은 자막이 떠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선 “방송사가 폭염을 경고하면서 경기를 중계하는 건 모순”이라며 폭염 속 경기 강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쿨링 타임' 제도 첫 도입했지만 온열환자 다수 발생
대회 주최사인 아사히신문이 폭염에 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5회가 끝나면 10분 동안 선수들이 냉방기와 냉풍기 등이 갖춰진 시원한 장소에서 휴식하게 하는 ‘쿨링 타임’ 제도를 도입했다. 5회가 끝난 후 한 선수의 체온이 45도에 달했는데, 쿨링 타임 후엔 37도로 낮아졌다는 홍보성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퇴장한 선수 3명이 6회에 퇴장해 홍보가 무색해졌다.
7일 아사히가 “기록적 폭염, 당장 미래의 생명을 지켜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자 쓰네미 요헤이 지바상과대학의 부교수는 “그러려면 아사히신문은 여름 고시엔부터 재검토하라.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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