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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예산 11%만 야영장에··· 무능에 비리까지 의심된다

입력
2023.08.08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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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참가자들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덩굴터널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참가자들이 7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장 덩굴터널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투입된 예산 1,170여억 원 중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고작 129억 원(11%)만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안 빠지고 잠금장치가 없는 샤워장, 부족하고 더러운 화장실 등 기본조차 안 된 잼버리 시설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반면 무려 869억 원(74%)은 조직위원회 운영비에 쓰였다. 행정의 무능을 넘어, 비리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행정 감사를 통해 낱낱이 용처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수사도 이어져야 한다.

조직위 운영비에 쓰인 740억 원은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235억 원), 야영장 시설(129억 원), 대집회장 및 무대 설치(30억 원), 교육장 조성(36억 원) 비용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조직위 인건비는 55억 원, 운영비 29억 원 등 총 84억 원”이라며 “나머지 예산은 잼버리 시설비와 행사 사업비로 집행하고 있다”고 다른 설명을 하고 있어, 명확한 용처 파악이 필요하다.

또한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수십 건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보도가 나와 국민의 분노를 돋우고 있다. 전북도청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는데, 정작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다.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지 홍보를 명목으로 크루즈 여행을 갔다. 총체적 무능에 일부 공무원들의 해이까지 합쳐진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야영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각 대학·고교 기숙사 등으로 옮기고, 11일 전주에서 예정된 K팝 콘서트도 서울 개최를 검토하는 중이다. 정부는 전국 지자체, 교육청과 연계해 대원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남은 일정이라도 좋은 기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 뒤에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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