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함정 11척 접근에 미 구축함 4척 출동"
지난해 해안경비대 출동보다 대응 수위 상승
WSJ "중·러 합동 훈련은 한미일 동맹 대응 차원"
러시아와 중국 해군 함정이 미국 알래스카 인근 해역에 접근해 미 해군이 출동하는 대치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대만·경제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 분야에서도 이례적인 대립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를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 함정 11척이 지난주 알류샨열도 근처로 접근해 미군 구축함 4척과 P-8 포세이돈 항공기 등이 출동했다”라고 전했다. 미 북부사령부 대변인은 러시아와 중국이 알래스카 인근에서 연합 해상 초계 훈련을 실시했다고 확인했지만 함정 숫자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미 해군 출신 브렌트 새들러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대만 주변 긴장을 고려할 때 이런 움직임은 매우 도발적인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 군이 최근 서태평양과 북태평양 관련 해역에서 합동 해상 순찰을 실시한 사실은 러시아 국방부와 주미중국대사관도 확인했다.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어느 제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현재 국제 및 지역 정세와도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간보기와 미국의 대응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동해에서 군함 10여 척과 군용기 30여 대를 동원한 ‘북부ㆍ연합-2023 훈련’을 벌였고, 2021년 이후 3년 연속 태평양 서북부 해역 연합 순찰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양국 해군 순찰이 필리핀해나 괌ㆍ하와이 인근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ㆍ러 양국 움직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원칙을 취하고 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존 매케인함, 벤폴드함, 존 핀함, 정훈함 등 구축함 4척과 해상초계기, 정찰기 등이 투입됐다고 WSJ에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대처다. 당시 러시아와 중국 함정 7척이 알류샨열도 인근을 운항했을 때는 미국은 해군 대신 해안경비대 함정 1척만 현장에서 대응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이자 알래스카주(州) 출신인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은 WSJ에 “미국의 지난해 9월 대응은 ‘미온적’이었으며 앞으로 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도록 독려했다”라고 전했다.
WSJ는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와 중국 해군의 협력 증가는 미국의 일본·한국 동맹 및 기타 지역 우방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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