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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7개월 만에 美 최고 발레단 솔리스트로… 'ABT의 미래'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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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7개월 만에 美 최고 발레단 솔리스트로… 'ABT의 미래' 박선미

입력
2023.08.16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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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T 신작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으로 주역 데뷔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솔리스트 박선미(티타 역)와 수석 무용수 캘빈 로열 3세(존 브라운 박사 역)가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에서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Marty Sohl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솔리스트 박선미(티타 역)와 수석 무용수 캘빈 로열 3세(존 브라운 박사 역)가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에서 파드되를 선보이고 있다. ⓒMarty Sohl

"당신은 아직 박선미를 알지 못할 테지만 곧 인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발레 매거진 '포인트'는 미국 내 최정상급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솔리스트인 한국인 발레리나 박선미(24)를 지난 5/6월호 표지를 장식한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다루면서 이렇게 자신했다. 매체는 'ABT의 조용한 강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선미는 스스로 아직 깨닫지 못한 가공할 만한 테크닉을 보유하고 있다"는 케빈 매켄지 ABT 예술감독의 말도 함께 전했다. 미국 대표 무용 잡지 '댄스 매거진'도 지난 6월 "연수생에서 솔리스트까지 1년 내에 수직 상승했다"며 박선미를 주목할 만한 무용수로 소개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박선미가 지난달 미국 뉴욕 링컨센터 인근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소연 기자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박선미가 지난달 미국 뉴욕 링컨센터 인근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소연 기자

최근 전 세계 주요 발레단에서 한국 무용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만, 박선미는 그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행보를 보이는 한국인 무용수 중 한 명이다. 그는 2017년 한국인 최초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 1위, 2018년 유스 아메리카그랑프리 콩쿠르 시니어 파드되 부문 1위 등 화려한 콩쿠르 입상 경력을 발판 삼아 2019년부터 ABT의 세컨드 컴퍼니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2월 ABT에 입단했고 그해 9월 솔리스트로 승급했다. ABT에는 수석무용수인 서희와 안주원, 솔리스트 박선미와 한성우, 코르 드 발레(군무) 서윤정까지 5명의 한국인 무용수가 활동 중이다. 이들 중 가장 짧은 기간에 승급한 박선미는 올 들어 크리스토퍼 휠든의 안무로 ABT와 영국 로열발레단이 합작한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의 로스앤젤레스 미국 초연과 뉴욕 초연에서 주역인 티타를 맡아 주목을 받았다.

발레 전문지 '포인트' 5/6월호 표지를 장식한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솔리스트 박선미. 포인트 매거진 인스타그램 캡처

발레 전문지 '포인트' 5/6월호 표지를 장식한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솔리스트 박선미. 포인트 매거진 인스타그램 캡처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을 비롯해 ABT의 여름 시즌 공연이 한창이던 지난달 뉴욕에서 박선미를 만났다. 그는 빠른 승급에 이어 발레단의 여름 시즌을 여는 첫 작품의 주역까지 꿰찬 데 대해 "마냥 기쁘기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솔리스트가 된 후 '호두까기 인형'에 출연 중이었는데 '곧 좋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하지만 주역 캐스팅은 올해 '라이크 워터 포 초콜릿' 리허설을 시작하면서야 알게 됐어요. 행복한 느낌 못지않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고, 한 여인의 일생을 연기한 덕분에 많이 성장한 계기가 됐죠."

축구와 수영을 좋아하고 학교 대표로 육상대회에 출전했을 만큼 체육에 재능을 보였던 말괄량이 소녀가 발레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조금 더 여성스럽게 자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희망 때문이었다. 열 살에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선화예고와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열아홉 살에 한예종에 영재 입학해 조기 졸업했다. 2019년 8월에 한예종을 졸업한 뒤 9월에 ABT스튜디오 컴퍼니에 입단했다.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박선미가 지난달 미국 뉴욕 링컨센터 인근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소연 기자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솔리스트 박선미가 지난달 미국 뉴욕 링컨센터 인근에서 포즈를 취했다. 김소연 기자

어떤 분야에서든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는 법. 박선미가 스스로 꼽는 장점은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격이다. 된장찌개를 비롯한 한국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어 외국 생활의 불편도 크게 느끼지 못한다. 테크닉을 칭찬한 매켄지 ABT 예술감독의 말에 대해서도 "새로운 동작을 익힐 때 겁먹고 주저하는 대신 일단 시도해 보는 성향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듯하다"며 멋쩍어했다. 주역으로 꼭 참여해 보고 싶은 작품은 '지젤'과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좋은 발레단에서 훌륭한 선배들의 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어떤 목표를 세우기보다 삶을 그냥 흐름에 맡기는 편이긴 하지만 이 좋은 선배들의 매력을 익혀 언젠가 내 춤으로 만들고 싶어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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