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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산후우울증 특화’ 먹는 알약 첫 승인… “출산 여성 15%가 우울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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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산후우울증 특화’ 먹는 알약 첫 승인… “출산 여성 15%가 우울 경험”

입력
2023.08.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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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에 효과 나타나는 '주르주배'
미 FDA 승인... 90일간 마약국 검토
60시간 걸리던 복용 시간 단축 기대

여성 이미지. 게티 이미지 뱅크

여성 이미지. 게티 이미지 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산후 우울증에 특화된 먹는 알약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이전까지 환자들은 60시간 동안 정맥 주사를 맞거나 일반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했다.

4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와 FDA에 따르면, FDA는 이날 산후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한 경구용 약물 ‘주르주배(Zurzuvae)’를 승인했다.

항우울 효과 발효까지 최소 3일

산후 우울증은 발병 직후 약 2주간의 대처가 가장 중요해서 그간 일반 항우울제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일반 항우울제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보통 2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주르주배 임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이 약은 경구 복용만으로도 약 3일 뒤부터 항우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2019년 미국은 또 다른 산후우울증 특화 약물인 ‘줄레소(Zulresso)’도 승인했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고 복용 시간도 길어서 실효가 없었다.

NYT는 "줄레소는 병원에서 60시간 동안 정맥 주사로 복용해야 했으며 비용은 3만4,000 달러(약 4,400만 원)나 나갔다"며 "여태까지 줄레소를 복용한 환자는 1,000명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매년 미국 임신부 약 50만 명(임신부의 10~15%)가 산후우울증을 경험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적합한 처방 대상으로 출산 탓에 처음으로 우울증을 경험했거나, 불안·불면증이 동반된 환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만큼 증상이 심각한 경우엔 더 정밀한 치료가 필요하고, 가벼운 우울증을 겪을 경우 약물 치료보다 대화 치료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앨리슨 레미니크 UC샌디에이고대 '여성 생식·정신 건강 프로그램' 책임자는 산후우울증 환자 약 10%가 복용 대상자가 되리라고 평가했다. 킴벌리 욘커 미 메사추세츠대 의대 정신과 학과장은 "일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도 복용 대상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산후우울증 낙인 줄이길"

다만 부작용도 없지 않다. FDA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 졸음, 혼란에 대한 경고를 약 표지에 기재하도록 했다. 또 약을 복용한 후 12시간 동안 운전을 해선 안 된다. 제약업체인 세이지 테라퓨틱스는 미 마약단속국이 약물의 중추신경계 영향을 90일간 검토한 후 약이 출시되리라고 예상했다. 약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다.

NYT는 이번 승인이 “매년 미국에서 약 50만명의 여성을 괴롭히는 정신 쇠약 상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치료를 늘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후 우울증을 일반 우울증과 분리해 이름붙임으로써 그것이 하나의 현상이며 개인의 책임이 아님을 명확히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 약은 산후우울증이 생물학적 기반을 갖고 있으며 여성이 스스로를 비난할 문제가 아님을 강조함으로써 병에 대한 낙인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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