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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잦은 설사, 차가운 것 자주 먹었기 때문?

입력
2023.08.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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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고성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날음식이나 평소 먹던 음식과 다르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약을 먹을 때 설사를 할 때가 많다. 계속 설사를 하면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고통이 따른다.

고성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설사 원인에서 진단·치료법까지 질의 응답으로 알아본다.

-무얼 설사라고 하는가.

“설사는 하루에 3번 이상 평소보다 잦은 배변이 있거나 하루 250g 이상의 묽은 변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하루 3~4번 이상 설사를 하지만 전체 배변량이 정상 범위에 있으면 ‘가성 설사’라고 한다. 복부 팽만감을 동반하고 있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직장염,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있을 때 이러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경우는 과식 또는 맵고 짠 음식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 원인이 되기도 하고, 이 밖에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설사의 분류는.

“설사는 크게 ‘급성 설사’와 ‘만성 설사’로 나뉜다. 급성 설사는 보통 2주 이내 설사가 지속되는 것을 말하며, 대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설사가 중요한 원인이다. 이 경우 구토·발열·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약·항생제와 연관된 설사가 대표적이다. 대부분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히 호전될 때가 많다.

만성 설사는 보통 4주 이상 지속되므로 원인이 굉장히 다양하다. 따라서 대장 내시경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만성 설사 중 가장 흔한 것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며,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약이 주원인이 될 수 있다.”

-설사는 왜 생기나.

“설사는 메커니즘 별로 크게 △삼투성 설사 △분비성 설사 △염증성 설사로 나눌 수 있다. 삼투성 설사는 보통 장관 내에서 흡수가 잘 안 되는 고삼투성 물질이 수분을 장관 내로 끌어 내 설사를 유발한다.

삼투성 설사의 대표적 원인은 약물이다. 변비약 중 고삼투성 물질을 사용하는 약제들이 많이 있다. 변비 약이 아니더라도 제조 과정에서 이러한 성분을 섞어 사용할 때가 많으므로 다양한 약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삼투성 설사는 유발 물질이 없으면 자연히 해결돼 금식하면 설사가 호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분비성 설사는 세균에 의한 독소·담즙산·지방산·자극성 설사제 등의 분비 촉진 때문에 발생한다. 장 점막의 구조적 손상이 없이 독소 등에 의해 장내로 수분이 과다 분비되며, 콜레라 독소에 의한 설사가 대표적이다. 분비성 설사는 삼투성 설사와 달리 금식해도 설사가 지속된다.

이상의 2가지 설사가 염증이 없는 설사인 반면, 염증성 설사는 장 안에 구조적인 이상이 발생해 생긴다. 염증성 장 질환, 즉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인 질환이며 허혈성 장 질환이나 방사선 장염 등도 염증성 설사에 포함된다.”

-설사는 어떻게 진단하나.

“설사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설사가 급성인지 만성인지 판단해야 한다. 설사는 보통 2주 이내인 경우 대부분 탈수를 막아주는 수액 요법으로 해결이 되기 때문에 급성 설사에서는 반드시 검사를 시행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된다면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고 설사량을 통해 가성 설사를 판별할 수 있다.

감별을 위해 혈액 혹은 대변 검사, 바이러스나 세균을 검출하는 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대변 속의 ‘칼프로텍틴’이라는 단백질 수치로 염증성 설사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감별하는 방법도 사용되고 있다. 또한 필요하다면 대장 내시경 혹은 조직 검사로 만성·염증성 장염을 감별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늘고 있는데 혈변·점액변·체중 감소·염증성 장 질환의 가족력, 기타 다른 종류의 면역 질환이 있는 환자가 설사를 하면 대장 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염증성 장 질환 중에서도 크론병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면서 혈변 혹은 점액변이 있거나 3개월 이상 복통, 체중 감소가 있으면 염증성 장 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하는 것이 좋다.”

-설사 치료는 어떻게 하나.

“설사로 인해 발생하는 전해질 이상을 교정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대증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설사 치료의 기본이다.

급성 설사의 경우 감염성 설사가 흔하기에 손 씻기와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에는 날음식 먹는 걸 피해야 한다. 또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성 설사는 약물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복용하고 있는 약이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과거 조선 시대에도 임금님의 대변은 따로 관리하고 진찰했을 정도로, 변은 건강 이상의 척도이다. 나의 대장은 건강한지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설사를 악화시키는 음식들은 피하고 가급적이면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원인을 찾길 바란다.”

고성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고성준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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