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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천식 환자 위해 효과 탁월한 ‘생물학적 제제’ 건강보험 적용 절실”

입력
2023.08.07 18:30
수정
2023.08.07 20:1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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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은 기존 약으로는 효과가 없었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제제가 여럿 나왔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10만 명에 달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중증 천식은 기존 약으로는 효과가 없었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제제가 여럿 나왔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10만 명에 달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천식은 다양한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반복적으로 좁아지는 만성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이다. 기관지가 좁아져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국민건강통계(2020년)에 따르면, 성인 100명 중 3명 이상이 천식 환자이며, 성인 천식 환자의 100명 중 6명은 기존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식으로 인해 연간 2,0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천식·COPD센터 소장)를 만났다. 김 교수는 “중증 천식은 기존 약으로는 효과가 없었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생물학적 제제가 여럿 나왔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10만 명에 달하는 중증 천식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천식은 어떻게 치료하나.

“천식 치료와 관리의 목표는 천식을 완전히 조절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도록 하고, 천식으로 인한 사망·급성 악화·약물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른 만성질환같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약물인 흡입 스테로이드제는 효과적인 질병 조절제로 모든 천식 환자는 꼭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증상 완화제는 천식 증상이 심해질 때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천식 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를 받는다면 거의 증상 없이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진료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아도 계속 약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최근 가이드라인에는 경증의 경우 증상이 생겼을 때에만 병합 요법(흡입 스테로이드제+속효성 기관지 확장제)을 추천하지만 중등증 이상이라면 증상과 관계없이 흡입제를 매일 사용하는 게 좋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천식을 악화시키는 상황을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꽃가루 수치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금연하는 등이다.”

-중증(난치성) 천식이란 무엇인가.

“중증 천식은 고강도 병합 요법(흡입형 스테로이드제+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를 말한다. 천식 환자 10명 중 1명은 흡입 약물을 최대한으로 사용해도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오거나 반복적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다행히 최근에 중증 천식 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항 IgE, 항 IL-5, 항 IL-4/13 등)가 개발돼 세계천식기구·지침 등에서 투약을 권고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가 중증 천식 환자의 80% 이상에서 효과를 나타내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약값이 한 달에 100만~200만 원 정도이기에 중증 천식 환자 대부분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증 천식 환자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고 있기에 생물학적 제제의 건강보험 적용이 절실하다.”

-만성 기침·난치성 기침이란 무엇인가.

“환자 대부분은 심한 기침으로 인해 천식·COPD센터를 찾는다. 기침은 폐로 해로운 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존재하는 우리 몸의 필수적인 보호 신경 반사다. 하지만 기침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기침이 난다면 기침 자체가 질병이 된다.

만성 기침은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만성 기침은 매우 흔하지만 치료가 의외로 쉽지 않다. 만성 기침 원인은 비염·부비동염·천식·역류성 식도염·기관지염 등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히 진단·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난치성 기침은 의심되는 원인 질환을 치료했지만 기침이 지속되거나, 원인 질환이 명확하지 않은 채 기침이 지속될 때를 말한다.”

-천식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최근 경향은.

“한국연구재단의 국책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중증 천식 환자 삶의 질 연구 PRISM(Precision medicine intervention in severe asthma)의 연구 성과가 주목할 만하다. PRISM은 난치성 중증 천식 환자에게서 천식 발병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분자 유전학적인 차이를 규명해 환자들에게 개별화된 정밀 의료 맞춤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수행 중인 다중오믹스 분석 연구다. 이 연구를 통해 향후 임상에 활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이나 신약 후보 물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는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무상으로 투여 받을 수 있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PRIMA 연구도 있다. 이는 염증이 많지 않은 비호산구성 경증 천식 환자에서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고 항무스칼린 기관지확장제의 사용만으로도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흥미로운 연구로 결과에 따라 천식 진료 지침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연구 모두 서울아산병원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다기관 천식연구 네트워크인 COREA(The COhort for Reality and Evolution of Asthma in Korea) 연구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등 해외 유수한 연구자들과 국제 협력 연구로 수행되고 있다.”

-난치성 기침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최근 경향은.

“우리 센터에서는 송우정 알레르기내과 교수 등을 중심으로 후두 유발 내시경검사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난치성 기침 원인을 찾고 해법을 찾기 위한 다양한 검사·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난치성 기침 치료법은 기침 반사 신경 회로 오작동을 정상화 하는 약물 치료법과 기침 억제 기능을 회복하는 비약물 치료인 행동 요법이 있다.

최근에는 기침 반사 과민성 회로를 목표로 한 약이 개발되고 임상 시험에도 사용되고 있다. 곧 국내에도 이러한 약이 들어와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천식 증상이 좋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호흡, 숨 쉬는 즐거움을 위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치료해 나가자.”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센터의 장점을 들자면.

“서울아산병원 천식·COPD센터는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들의 진료를 위해 2008년 개소했다. 이 두 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천식·COPD센터에서는 일반 천식은 물론, 잘 낫지 않는 난치성 천식과 중증 천식 클리닉, 기침 클리닉을 운영하고, 만성 기침, 만성 비염, COPD 등 유관 질환을 종합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 교수진으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고, 전담 간호사에게 약제 사용법 교육과 환경 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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