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페루서 발견... '이동에만 3년'
"포유류 진화사 연구에 큰 의미" 평가
"두개골 없어 체중 단정 무리" 지적도
‘지구 역사상 가장 무거운 동물’인 대왕고래가 이제 그 자리를 고대의 다른 동물에게 내줘야 할 상황이 됐다. 13년 전 페루 남부 사막에서 발견된 고래 화석의 몸무게가 최대 340톤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130~190톤인 대왕고래보다도 2~3배가량 더 큰 몸집을 자랑하는 셈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수백만 년 전에 멸종된 거대한 해양 포유류,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로 명명된 이 고래가 새로 발견돼 ‘가장 무거운 동물’ 타이틀을 놓고 대왕고래에 도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척추 13개·갈비뼈 4개·엉덩이뼈 1개 등 화석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3,900만 년 전에 살았던 바실로사우루스과에 속하는 신종 고래로, 몸통 길이는 최대 20m, 몸무게는 85~340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 결과다. 영국 BBC방송은 “화석의 무게와 크기 때문에 페루 수도인 리마까지 가는 데에만 3년이 걸렸고, 이후 연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 고래의 몸무게는 골밀도 때문이다. 연구팀은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뼈는 밀도가 매우 높다”며 “이 정도 크기와 밀도의 골격은 살아 있는 어떤 고래류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화석 복원은 포유류의 진화 역사 연구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평가다. 고래의 조상은 육상동물이지만, 바다로 서식지를 옮긴 뒤 수중 생활에 적응하며 체중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페루세투스 콜로서스의 발견은 종전 추정보다도 3,000만 년이나 더 일찍 고래류가 수중 환경 적응에 필요한 몸의 특성을 갖췄고, 체중도 최대치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두개골 없이 부분적 골격만을 발굴한 상태라는 점에서, 체중을 단정 짓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WP는 “일부 과학자는 페루세투스 콜로서스를 새로운 헤비급 챔피언으로 지명하기 전에 더 많은 화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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