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 광주지검 부장검사 CBS라디오 인터뷰
"조폭, 청소년 만남 훨씬 쉽고 간편해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조직폭력배(조폭)가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들은 온라인상으로 또래 모임을 과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또래를 스카우트하는 등 세를 과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호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 부장검사는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근 '조폭 문신'을 불법 시술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진 사건을 언급하며 "문신을 받은 미성년자가 총 32명이었는데, 가장 어렸던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만 나이로는 16세"라고 말했다.
광주지검은 지난달 31일 폭력조직 가입을 위해 반드시 문신을 새겨야 한다며 불법 시술을 일삼은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으로 시술업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 결과, 범죄 수익금은 25억 원에 달했다.
최 부장은 과시의 수단으로 조폭들이 문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협박, 폭행 등 폭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보니 상대방에게 겁을 주기 위해 문신을 많이 한다"고 했다. 또 "이레즈미 문신(일본 전통문신)을 해야만 조폭으로 보이는 일종의 '조폭 문화'가 형성돼 있다"면서 "그런 문신을 하는 게 조폭으로 생활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최 부장은 최근 MZ세대 조폭도 증가하고 있다고 경계를 당부했다. 그는 "SNS에 익숙한 MZ세대 조폭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양지로 나오고 있다"며 "요즘은 계파를 초월해서 온오프라인상에서 소위 또래 모임이라는 걸 많이 한다"고 전했다.
SNS에서 유명한 이른바 '스타 조폭'도 등장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젊은 조직원을 포섭한다. 최 부장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외제차 사진을 올리거나 학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진을 올리며 활동하는 소위 스타 조폭으로 통했던 국제PJ파 조직원이 있었다"며 "(스타 조폭이) 광주에 있는 모 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열여섯 살짜리 일진 학생 2명에게 연락을 해 왔다고 한다"고 했다.
최 부장은 "요즘은 젊은 청소년들이 SNS를 통해서 공개된 조폭들의 허황된 삶을 동경하고 추앙까지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그만큼 조폭과 청소년들 사이의 만남의 기회가 예전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고,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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