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 15회, 무단결근 43일… 감사원, 충북개발공사 고위직 파면 요구

골프 접대한 업체 8곳 2009년 이후 43건 계약 체결해 203억 수주
무단결근 기간 지급된 보수 1058만 원 회수 조치

게티이미지뱅크

감사원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15회에 걸쳐 골프 접대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43일을 무단결근한 충북개발공사 고위직 A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이유로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3일 감사원이 공개한 충북도청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4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15회에 걸쳐 직무 관련자들과 골프를 치며 골프 비용을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365만여 원을 수수했다. A씨는 골프장을 이용할 때 관행적으로 가명을 사용했으며, 일부 비용은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거짓 진술하기도 했다. A씨는 "골프향응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죄송하다"면서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라 직무 관련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는 2010~20년 충북개발공사의 한 사업단에 소속돼 부장에서 실장까지 요직을 두루 거치며 설계, 발주, 심사 등의 업무를 총괄했다. 감사원은 특히 A씨가 기술직 중 가장 높은 실장(기술 2급) 직위에 있었던 2020년에는 부하 직원에게 특정 공법을 자재·공법선정 심의대상에 포함하도록 지시하는 등 사업부서 전체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봤다.

A씨는 복수의 건설사 회장, 대표, 부사장, 전무 등 고위직들에게 골프 접대를 받았으며 실제로 함께 골프를 친 업체 8곳은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충북개발공사와 공사·설계·감리 등 43건의 계약을 통해 총 203억 원가량을 따냈다.

A씨는 또 충북개발공사의 한 사업소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상사의 허가나 정당한 사유 없이 43일을 무단결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이틀은 충북 청주와 경기 용인에서 지인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A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충북개발공사 인사규정에 따라 파면할 것, A씨를 포함해 함께 골프를 친 업체 관계자들에게 대해서도 법원에 통보하도록 충북개발공사 사장에게 요구했다. 아울러 A씨의 무단결근일에 지급된 보수 및 수당 1,058만여 원을 회수하도록 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