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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북한 도발, 한국인 피랍... 역대 대통령 여름휴가 수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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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북한 도발, 한국인 피랍... 역대 대통령 여름휴가 수난사

입력
2023.08.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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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 여름휴가 때 대형 사건·사고
정치권서 '휴가 징크스'라는 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기 하루 전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기 하루 전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부터 8일까지 여름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이 기간 행사 참석과 업무 보고 등이 예정돼 있다. 외국 정상들에 비해 국내 역대 대통령들은 '휴가 징크스'가 있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윤 대통령의 이번 여름휴가도 향후 정국 구상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해 여름휴가를 반납한 경우가 많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6년 7월 여름휴가 때 경기 지역 집중 호우로 휴가 하루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취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임기 말엔 세 아들이 줄줄이 비리에 연루되면서 휴가를 보내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5년 중 세 차례나 '관저 휴가'를 보내야 했다. 2004년에는 탄핵 정국이었고, 2006년 북한의 무력 도발, 2007년 한국인 23명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으로 각각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여파로 여름휴가 기간 청와대를 지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7월 휴가를 떠나기 하루 전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휴가를 반납했다. 이후 2019년에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 규제를 내려서, 2020년에는 50일 이상 내린 폭우 피해로,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휴가를 잠정 보류했다.

휴가를 가더라도 휴식보다는 정국 구상으로 바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여름휴가 직후 금융실명제와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을 옥죈 ‘역사바로세우기’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10년 여름휴가 직후 '세종시 수정안' 부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운찬 전 총리 후임으로 당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지명하는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도 취임 후 첫 휴가였던 지난해 8월 1~5일 사저에서 정국 구상에 몰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가 후에는 대통령실 참모진을 일부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휴가가 끝난 후에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건의한 '오송 참사' 관련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인사조치 및 2, 3개 정부 부처 장관 교체 등의 소폭 개각설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첫 여름휴가를 앞두고 참모진에게 "국민 모두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내가 한가하게 휴가를 가는 게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심적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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