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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복귀 기다렸나… 행안부의 '지각 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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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복귀 기다렸나… 행안부의 '지각 식수'

입력
2023.08.02 06:00
수정
2023.08.0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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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이전 5개월, 장관 복귀 1주일
묘한 시점 식수행사 열려 '뒷말' 무성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앞에서 열린 기념식수 행사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앞에서 열린 기념식수 행사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행정안전부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동 이전 기념 식수 행사를 치렀다. 행안부가 2월 말부터 3월 초에 걸쳐 제2 세종청사 17동에서 중앙동으로 이사한 지 5개월이 지난 반면, 지난 달 25일 이상민 장관이 직무 복귀한 지는 딱 1주일 만이다. ‘청사 이전 기념’이 아니라 ‘장관 복귀 기념’ 식수 아니냔 ‘뒷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행사는 간소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장관이 없는 상황에서 식수 행사를 할 수 없었고, 또 새 청사에 입주했는데 기념행사를 안 할 수도 없었다”며 “폭염과 폭우 상황을 고려해 ‘현판식과 제막식 등 입주 행사를 생략해 달라’는 이 장관의 요청에 따라 나무만 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행사는 중앙동에 함께 들어와 있는 기획재정부의 입주 기념행사에 비하면 조촐했다. 지난 3월 9일 기재부 행사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부처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고, 붉은 카펫 위에서 현판식이 열렸다. 또 음향기기와 드론까지 동원됐다

반면 행안부 행사엔 제막식은 없었고, 삽을 든 행안부 구성원은 이 장관과 한창섭 차관,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MZ세대 행안부 직원 2명이 전부였다. 오히려 취재진이 더 많았다. 이 장관도 삽질 서너 번에, 기념 사진만 한 컷 찍었을 뿐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기념 식수목은 자체 보유하고 있던 소나무가 활용됐다. 정부대전청사 마당에 있던 것으로, 산림청이 관리해 오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방시대를 내세운 정부 출범으로 국영 운영에서 비중이 커진 행안부지만,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행사를 한 흔적 정도만 남겨야 했다”고 말했다. 나무를 옮겨다 심는 데 든 비용 외 경비는 없다.


3월 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중앙동 입주 기념 행사 장면. 추경호 부총리 등 기재부 관계자들이 제막하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3월 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중앙동 입주 기념 행사 장면. 추경호 부총리 등 기재부 관계자들이 제막하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음각된 기념비 내용도 ‘기념식수 2023년 8월 1일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 전부였다. 식수 행사를 축소하다 보니 무엇을 기념하는지, 그 목적과 대상도 적지 못한 것이다. 20m 가량 떨어진 곳에 식재된 기재부 기념식수 석판엔 ‘중앙동 이전 기념식수’로 명기돼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놓고 행안부가 한 고민이 거기에 응축돼 있다”고 했다.

대신 행안부 기념수는 기재부의 것보다 키도 크고 더 푸르렀다. 조경석으로 경계선을 친 덕분에 눈에도 훨씬 잘 띄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규모가 있는 나무이고, 식재 장소 아래가 지하주차장이다 보니 뿌리가 잘 내리게 하려면 높게 성토 작업을 해야 했다”며 “흙이 빗물에 쓸려가지 않도록 주변을 정원 조경석으로 둘렀다”고 말했다. 행안부 기념수는 중앙동 남측에 국기 게양대와 줄을 맞춰 심어졌다. 4개월 전 기재부가 심은 기념수는 중앙동 동측에 식재됐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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