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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짧은 분들’ 할 말인가, 혁신 대상 된 민주 혁신위

입력
2023.08.02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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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기대수명에 따라 청년과 노인의 투표권을 달리하는 게 합리적이란 취지를 인용하면서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30일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이가 중학생 때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고 질문했다”며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게 (아들) 생각이었다.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선 ‘1인 1표’니까 그럴 수 없는 것이라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청년층 투표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그런 예시로 인한 파장까지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발언이었다.

노인 유권자를 “미래가 짧은 분”이라 비유했으니 “패륜적 망언” “현대판 고려장”이란 비판이 쏟아진 게 당연하다. 그런데도 혁신위는 사과를 거부했고, 양이원영 의원은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란 말로 논란을 증폭시켰다. 안 그래도 민주당은 과거 정략에 따른 노인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러왔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총선을 앞두고 “60대,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말해 치명타를 입은 기억을 까맣게 잊었나. 젊은이와 노인을 편 가르기해 선거를 치르려는 속셈으로 비쳤기 때문이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 역시 사회적 약자이며 공경의 대상인 노인을 얕잡아 보는 막장 불효자급이다. 노인 기준이던 60세가 제2의 인생 시작점에 불과한 시대상에도 맞지 않다.

김 위원장은 최근 이낙연 전 대표에 대해 “당내 계파를 살려 정치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해 비(非)이재명계로부터 반발을 사는가 하면, 당내 초선의원들을 코로나19로 학력 저하를 겪은 학생에 비유했다가 유감을 표명했다. 이재명 대표가 띄운 혁신위의 간판이 메시지 관리가 허술한 수준을 넘어 불필요한 구설만 양산하니 애물단지로 전락할 조짐이다. 이래서야 계파갈등의 뇌관이 될 공천룰은 건드릴 수 있을지조차 회의론이 가득하다. 혁신 동력은커녕 스스로 혁신 대상이 됐다는 촌평이 나오는 이유다. 당대표가 수용하기 힘든 전략적 제안까지 해야 국민적 기대를 받을 텐데, 현재의 혁신위로 환골탈태하겠다니 민주당 처지가 답답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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