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청암재단, 시민영웅 4명에 상패와 장학금 전달
지난달 12일 오전 6시쯤 강원 강릉시 심곡항 인근에서 이른 새벽부터 낚시를 하던 심용택(42)씨는 정적을 깨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런데 굉음이 난 쪽으로 다가가 살펴보니 더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추락해 가라앉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 현장에 다가선 심씨는 차량 안에 갇혀 있던 누군가가 창문을 두드리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동해 해경과 경찰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향하는 동안 심씨는 사고 장소 주변에 있던 구명부환을 들고 바다에 들어가 물에 잠긴 차량의 문을 열려 했지만 수압이 강해 열 수 없었다. 그 순간 작은 고기잡이 배를 탄 이 마을 '이장님' 홍시호(67)씨가 나타났다. 대영호 선장이기도 한 그가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현장에 출동한 것이다.
홍씨는 선박으로 차량에 접근한 뒤 배에 있던 갈고리를 차량 뒤 범퍼에 걸어 더 이상 침수되지 않도록 도왔다. 홍씨가 시간을 버는 사이 심씨는 다시 온 힘을 다해 문을 당겼고, 극적으로 문이 열리면서 운전자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심씨와 홍씨는 구조한 50대 운전자 A씨를 119구급대에 인계했고, A씨는 강릉시 한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돼 안정을 찾았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위기에 처한 시민을 목숨 걸고 신속히 구조한 두 사람을 '포스코히어로즈'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포스코히어로즈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을 희생한 의인이나 그 자녀가 안정적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돕는 사업으로 2019년 제정됐다. 포스코청암재단은 포스코히어로즈로 뽑힌 이들을 찾아가 상패와 상금을 전한다.
"할 일 했을 뿐" 어린이들 생명 구한 청년들
이날 포스코청암재단에 따르면 심씨와 홍씨 외에도 위기의 순간에 어린이들의 생명을 구한 최재호(19)씨, 이효영(42)씨도 포스코히어로즈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 경산시 경일대 재학생인 최씨는 6월 22일 오후 2시쯤 경일대 인근 4차로 도로 맞은편에서 트럭이 오는 것을 못 보고 도로에 뛰어든 5세 아이를 발견, 곧바로 몸을 던져 구했다. 최씨는 "갑자기 차도로 뛰어든 어린아이를 본 순간 내 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다"며 "조금 다치긴 했지만 어린아이가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고 전했다.
이효영씨는 6월 18일 오후 6시쯤 가족들과 함께 울산 강동해수욕장 해안가에 산책을 나왔다가 화암방파제 앞바다에 어린아이가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발견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아이를 구조했다. 전직 수영강사 출신으로 스쿠버다이빙, 프리다이빙 등 여러 자격증을 보유한 이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더 위험한 상황에서도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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