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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떠나는 문학팬 겨냥, '공포'와 '방수'로 무장한 신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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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떠나는 문학팬 겨냥, '공포'와 '방수'로 무장한 신간들

입력
2023.08.07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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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맞춤 앤솔러지 신간들
현실 담아낸 공포소설의 힘
'여름 기담' '스터디 위드 X'
바닷가·수영장 어디서나 편하게
워터프루프북 '나의 문학' '나의 친구'

출판사 읻다는 여름을 맞아 공포소설 앤솔러지 '여름 기담' 2권을 냈다.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나눈 독특한 기획이 눈길을 끈다. 읻다 제공

출판사 읻다는 여름을 맞아 공포소설 앤솔러지 '여름 기담' 2권을 냈다. 순한맛과 매운맛으로 나눈 독특한 기획이 눈길을 끈다. 읻다 제공

여름 서점가에 비교적 짧은 글들을 모은 앤솔러지 신간들이 연이어 출간됐다. 휴가를 떠날 때 가볍게 들고 가기 딱 좋은 사이즈. 너무 딱딱하지 않은 소재들. 그중에서도 자신만의 특색을 앞세운 출판사 세 곳의 '여름용' 신간을 추렸다.

'조리방법. 1. 주변을 어둡게 조성해 주세요. 2. 분신사바를 통해 읽을 단편을 정합니다. 3.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며 독서에 매진합니다.'

책 날개에 쓰인 소개부터 독특한 이 신간은 출판사 읻다가 내놓은 '여름 기담'이다. 카레 포장지처럼 표지를 꾸민 책에는 인간 심연의 공포와 불안을 끄집어내는 이야기, 기묘하고 엉뚱한 이야기들이 실렸다. '매운맛'과 '순한맛'으로 나눈 2권짜리 소설집에는 이주혜 정선임 범유진 전예진(순한맛), 백민석 한은형 성혜령 성해나(매운맛) 등 젊은 작가 8인이 참여했다. 단순히 더위를 식혀 줄 공포물이 아니라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등 우리의 고단한 현실을 적절히 작품에 녹였다. 예컨대 이주혜 작가의 '초록 비가 내리는 집'은 가부장제의 부조리를, 전예진의 '디 워'는 쳇바퀴 도는 듯한 직장인의 일상을 공포라는 감정과 유려하게 엮어냈다.

학교 괴담을 소재로 한 소설집 '스터디 위드 X'는 청소년·성인 모두에게 공포소설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창비교육 제공

학교 괴담을 소재로 한 소설집 '스터디 위드 X'는 청소년·성인 모두에게 공포소설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창비교육 제공

소설집 '스터디 위드 X'(창비교육 발행)는 모두에게 익숙하면서도 괴담을 얘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곳, 바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묶었다. 권여름 나푸름 윤치규 은모든 이유리 조진주 등 최근 문단과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진 작가 6명의 작품이 수록됐다. 성적 경쟁, 친구 관계, 따돌림, 학교 폭력 등에 관한 날카로운 작가의 시선이 공포소설을 현실에 발붙이게 한다. "온전한 성장과 자립이 두려움과 불안을 딛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 호러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는 김민령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의 말에 덧붙이자면, 그 시절을 지나온 성인도 몰입할 만하다.

민음사가 올해 발간한 '워터프루프북'(전 2권)의 주제는 '나의 문학'과 '나의 친구'이다. 8명의 젊은 작가들이 쓴 산문을 엮었다. 민음사 제공

민음사가 올해 발간한 '워터프루프북'(전 2권)의 주제는 '나의 문학'과 '나의 친구'이다. 8명의 젊은 작가들이 쓴 산문을 엮었다. 민음사 제공

매 여름 만나볼 수 있는 민음사의 '워터프루프북'이 올해는 산문집으로 출간됐다. 재활용 친환경 방수 종이로 제작된 워터프루프북은 물에 완전히 젖더라도 말리고 나면 변형 없이 보관할 수 있어 여름철을 겨냥한 문학책으로 기획됐다. 이번에는 작가들의 일상과 문학론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 '매일과 영원'에서 '나의 문학' '나의 친구'라는 주제를 기준으로 작품을 선별해 모았다. 문보영 강지혜 유계영 소유정 정용준 김연덕 김남숙 권민경 등 젊은 작가 8명의 산문 33편을 총 2권에 담았다. 평소 좋아하는 작가의 문학 세계를 살며시 들여다볼 수 있는 글들이다.

문보영 시인은 '시인기記' 1, 2를 통해 소설가를 꿈꾸던 자신이 처음 시를 쓰게 된 사연을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우연히 받아 읽게 된 문예지를 통해 읽은 시에 대해 "그 언어들은 내 마음 어딘가 자리하던, 이름 붙여지지 않던 감정과 슬픔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었다"고 그 순간을 회상한다. 또 정용준 소설가는 '서로 고개를 끄덕여 주는 사이'에서 소설보다는 영화, 드라마, 웹툰으로 이야기를 경험하는 시대에 대한 단상을 기록한다. 그러면서 읽기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문학의 기쁨, 쓰기와 즐거움과 슬픔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학생들을 자신의 친구로 소개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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