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축제 여는 공공 극장들… 코로나로 흩어진 관객 모으는 효과
달라진 세대 맞춰 공연 장르도 전통적 장르서 벗어나 힙합, 디제잉까지
전 세계 공연예술을 선도하는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는 지난 6월 14일부터 야외 축제 '서머 포 더 시티'를 열고 있다. 링컨센터는 상주 단체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잠시 자리를 비우는 매년 여름 모스틀리 모차르트 페스티벌(MMF) 등 다양한 무료 이벤트를 열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중단·축소 운영됐던 링컨센터의 여름 프로그램은 서머 포 더 시티라는 새 이름으로 지난해 재개됐다. 신규 관객을 겨냥해 야외 무대를 중심으로 클래식 음악 외에도 힙합, 디제잉, 춤 등으로 장르를 다양화하며 이전 여름 축제와 차별화한 행사다. 링컨센터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공연예술기관이 달라진 환경에 최적화된 여름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공공 극장도 예외는 아니다. 세종문화회관이 올해 처음 여는 야외 축제 '세종썸머페스티벌'도 이 같은 공연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이 야외 축제를 주최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 11일부터 9월 9일까지 매주 금·토(9월 1, 2일 제외) 오후 8시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여는 축제의 주제는 '그루브'다.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11, 12일)로 시작해 DJ그룹인 디스코 익스피리언스의 '나랏말ᄊᆞ미 풍악에 울려'(18일), 디제이 쿠, 바가지 바이펙스써틴, 제이이비(J.E.B), 제트비(ZB)가 참여하는 '광.놀'(19일)이 이어진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이번 축제에 첫선을 보이는 창작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25, 26일)는 '이열치열의 야외 클럽' 콘셉트를 설정하고 작품을 구상해 드레스코드를 패딩으로 정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은 파이어 퍼포먼스와 현대 서커스를 가미해 기존 오페라와 차별화한 야외 오페라 '카르멘'(8, 9일)을 공연한다.
국립극장도 지난달 야외 축제 '여우야'를 연 데 이어 9일부터는 해오름극장 해맞이 쉼터(1층 발코니)에서 국립극장 화제작을 만날 수 있는 야외 행사 '달빛 상영회'를 연다. 9일에는 국립창극단의 '귀토', 16일과 23일에는 각각 국립무용단의 '2022 무용극 호동'과 국립창극단의 '나무, 물고기, 달'을 상영한다. 관람객에게는 공연 감상을 위한 무선 헤드셋과 음료가 제공된다(관람료 9,000원).
"라이브 공연은 사람들이 다시 안전하게 함께 모여 공동체의식을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도구"(샨타 타케 링컨센터 최고예술책임자)가 될 수 있는 만큼 팬데믹을 지나면서 많은 공연기관이 야외 무대로 관객을 적극적으로 불러모으는 데에는 서로 대면하지 않았던 이들을 모아 통합으로 이끌려는 목적도 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고,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됐던 예술가들에게는 무대를 제공해 창작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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