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K리그1 전북 현대의 맞대결을 앞두고 부산 축구팬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두 팀의 경기가 전북의 홈이 아닌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의 홈경기장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팬들은 “1부 승격 여부가 판가름 날 시기에 안방을 내주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PSG와 전북은 다음 달 3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친선전을 치른다. 최근 PSG로 이적한 이강인의 첫 내한이라는 점 때문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은 경기다. 여기에 더해 앞서 방한 경기를 치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덕분에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부산 팬들의 마음은 복잡하다. 부산 연고팀이 타 클럽팀 간 이벤트전에 밀려 홈구장이 아닌 타 경기장에서 리그 경기를 치러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산은 현재 K리그2 3위에 올라 치열한 승격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다음 시즌 1부 입성 여부를 가를 중요한 시기다.
PSG와 전북의 경기가 부산에서 열리게 된 경위는 다소 황당하다. 애초 이번 PSG 방한 경기는 부산시의 염원인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로 계획됐고, 이로 인해 PSG 상대팀으로 엑스포 유치활동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축구단 전북이 낙점됐다. 이 때문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리는 경기에 정작 연고팀인 부산 구단과 팬들은 배척되는 촌극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부산 구단이 단순히 3일 하루만 경기장을 비워준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구단은 이벤트전을 위해 3일에 걸쳐 주경기장에 설치된 가변석을 모두 철거했다. 이벤트전이 끝난 후 이를 다시 설치하는데도 역시 3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재설치 이후에는 안전검사도 다시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부산은 다음 달 5일 천안시티FC전과 15일 전남드래곤즈전을 타 구장에서 치르게 됐다. 구단의 번거로움만이 문제가 아니다. 가변석 우선예매 혜택을 받기 위해 시즌권을 구매한 팬들은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없게 됐다.
결국 부산 공식 서포터즈 ‘프라이드 오브 부산’은 공식 호소문을 통해 “내 집 안방을 비켜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부산시가 PSG와 전북의 친선 경기를 자기들 마음대로 잡고 통보했다”며 “1부 승격을 위해 올인 해도 모자랄 판에 부산시의 스포츠 행정은 부산 아이파크를 아프게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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